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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대안 '가로주택정비사업' 시장서 외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12 18:24

수정 2015.10.12 18:24

각종 지원책에도 확신 없어 3년여동안 고작 3곳 성과
서울시 재개발 출구전략의 하나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아직까지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

시가 다양한 지원방안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대상지가 도시계획시설 도로에 둘러싸여 있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조합원 동의율이 80%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 적합한 사업지를 찾기도 만만치가 않다.

특히 뉴타운이 취소된 노후주거지의 경우는 사업성 확보가 힘들다보니 토지나 주택 소유자들의 참여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어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니 재건축'으로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지난 2012년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정비사업 유형으로 대상지는 도시계획시설 도로로 둘러싸인 면적 1만㎡ 이하의 가로구역 중 노후.불량건축물의 수가 전체 건축물의 3분의 2이상이고 해당 구역에 있는 주택의 수가 20가구 이상이면 가능하다.



■서울 가로주택정비 조합설립인가 3곳뿐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가로정비주택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 중인 곳은 총 3곳이다.

지난해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이달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중랑구 면목동 173-2 일대와, 지난달과 이달 각각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강동구 천호동 39-4, 서초구 낙원.청광연립 등이 해당지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도입된 이후 3년 8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시행 구역은 1년에 1개 꼴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이외에도 9개 후보지가 사업을 검토중이긴 하지만 아직 추정분담금 산정비 지원을 했거나 지원 검토 등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유독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일반적으로 노후화된 주거지에 소규모로 지어지기 때문에 3만~5만㎡ 이상인 재개발 지구처럼 인근의 기반시설이나 주거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힘들다.

서울시의 경우 7층 이하(2종 일반주거지) 저층 아파트로만 지을 수 있어 일반분양 때 미분양 등 수익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어느 정도 기반시설을 갖춘 도로계획시설 도로로 둘러싸인 면적에만 해당된다는 점도 사업 시행 후보지를 찾기 힘들게 만드는 제약이 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규모가 작다보니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힘들고 서울시가 미분양 분을 공공임대로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수익성 향상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해제된 뉴타운 등은 주변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인근의 주거환경이 노후화 돼있기 때문에 '미니 재건축' 방식을 택하기가 힘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년간 해제된 정비사업 구역 중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시행중인 곳은 중랑구 면목동이 유일하다.

■도로계획시설 규정.7층 제한 사업 걸림돌

아울러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부터 시행령을 개정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층수 제한을 기존 7층에서 15층 이하로 크게 완화하기로 했지만 서울시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실익이 없다며 현재 조례대로 층수를 7층 이하로 유지해 사업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층수를 15층까지 높일 경우 스카이라인을 훼손하는 '나홀로 아파트'만 양산하고 용적률 제한이 있어 층수만 높인다고 사업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주민동의율도 90%에서 80%로 낮춘 상태에서 융자지원을 하고, 미분양 주택 매입, SH공사 참여 추진, 업무 전담부서 신설 등의 공공지원 4대정책을 시행한 이후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보고있다.
실제 도정법 개정 이후 2년간 한건도 없던 사업이 올해 들어 2곳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마쳤고 주민의견을 수렴 중 인 곳도 9곳이나 있어 연말까지 사업장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시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조합설립 후 2년이면 입주가 완료되는 등 기존 대규모 전면철거 방식에 비해 사업기간이 짧고 주민간 갈등이 훨씬 적기 때문에 활성화만 된다면 정비사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역 선정에 제한이 되는 가로구역 정의(도로계획시설 도로 규정)를 변경해 달라고 이미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라며 "도시 재생 자체가 반드시 철거 후 건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등과 같이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활성화 되는 사업도 도시를 바꾸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