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fn스트리트

[fn스트리트] 유류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27 16:50

수정 2016.01.27 16:50

기름값과 세금을 둘러싼 정부와 소비자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요즘에도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다. 석유류 제품의 국내 소비자가격 하락률이 국제유가 하락률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현재 2013년 2월 대비 77%나 떨어졌다. 하지만 휘발유의 소비자가격은 29% 내리는 데 그쳤다.

소비자의 불만은 또 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류세수는 20조3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2014년(19조3553억원) 대비 5% 정도 늘었다. 부가세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소비자가 부담한 세금은 22조원을 넘는다.

대부분의 세금은 종가세(從價稅) 형태로 부과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건 값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물린다. 따라서 물건 값이 오르면 세금이 늘고, 내리면 세금도 줄어든다. 소비의 조세탄력성에 따라 약간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 그러나 유류세는 반대다. 값이 내리면 소비가 늘어나 세금 부담이 더 커진다. 그 이유는 유류세가 종량세(從量稅)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소비자의 불만이 더 커진다. 기름 값이 치솟기 때문이다. 소비자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그래서 과거 고유가 시절에는 정부가 세금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소비자들이 화를 낼 일은 아니다. 현행 종량세 방식은 국제유가가 오를 때 국내 소비자가격이 덜 오르게 해준다. 물론 내릴 때도 덜 내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유가 완충장치의 기능을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지방세를 합한 것으로 가격에 상관 없이 L당 일정액을 부과한다. 예를 들면 휘발유는 L당 745.89원, 경유는 528.75원, 액화석유가스(LPG)는 184.68원이 매겨진다. 여기에 다시 10%의 부가세를 더 매긴다. 유류세와 부가세 이외에 수입 단계에서 관세와 수입부과금이 붙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L당 평균 1380.2원이다. 이 중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3%(871.8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평균(약 61%)보다 약간 높다.
일본(52.9%)과는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유류세 인하 주장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유류세는 전체 국세수입의 10%를 차지한다. 앞으로 복지수요 급증 등을 감안한다면 성급한 주장이 아닐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