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해운동맹, 공급자 시장 만드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4 07:48

수정 2017.01.04 07:48

세계 해운선사들이 3대 해운동맹으로 이합집산하면서 해운시장이 지금까지의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3개 거대 해운사가 시장을 장악하는 과점시장 체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에 있는 공급자 시장이 된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세계 양대 해운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지중해 해운이 연합한 2M이 이미 활동을 시작했고, 오션 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 등 나머지 2개 해운동맹도 4월이면 출범하게 된다면서 교역감소 속에 운송능력 확대로 어려움을 겪던 해운업계가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20대 해운사들 모두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상황을 역전시킬 기회를 맞게 됐다는 것이다.

앞으로 수년간 이들 3대 해운동맹이 전세계 해운노선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앞으로 화주가 아닌 해운선사들이 시장을 쥐락펴락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세계 제조업 물품의 95%를 운송하는 컨테이너 선사들은 전통적으로 국부펀드나 지갑이 두툼한 개인들이 운영해왔고, 지난 30년간 운임 하락을 통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고질화됐지만 해운동맹 출범을 계기로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연간 1조달러 규모의 해운시장은 2년 동안 각국의 규제 장벽을 뚫고 마침내 3대 해운동맹이 장악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특히 이들 3대 해운동맹은 해운시장 최대 황금노선인 아시아-유럽 노선과 태평양 노선 대부분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에 편입되지 못한 해운사들은 몰락할 처지다. 코펜하겐의 해운컨설팅 업체인 시 인텔리전스 컨설팅(SIC) 최고경영자(CEO)인 라스 옌슨은 "동맹에 참여하지 못한 해운사들은 동맹 참여를 시도할 것"이라면서 참여가 불발되면 이들은 "지역 군소 해운사로 전락하거나 완전히 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운시장이 해운동맹으로 재편되면서 가격담합, 서비스 축소 등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500개 미 농산물 수출업체들로 구성된 미 농업운송연합(ATC)의 피터 프리드먼 전무는 화주들의 선택이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리드먼은 "해운선사들이 3대 동맹으로 뭉치고 초대형 화물선들로 채워지면 항해 빈도가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주들에 따르면 해운동맹들이 이른바 '트리플E' 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을 도입한 이후 주요 항로의 화물선 운항은 최대 20% 줄었고, 기항지 정박도 10% 줄었다.

트리플E 급 컨테이너선은 길이가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와 맞먹는 초대형 화물선으로 한꺼번에 20피트 컨테이너 1만8000여개를 실을 수 있다. 트리플E 컨테이너선 운용으로 연료비, 선원급료를 포함해 운송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면서 해운사들은 중소형 컨테이너를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교체하는 추세다.

해운동맹 본격 출범과 함께 초대형 컨테이너가 늘면 운임 상승과 운항 회수 축소 뿐만 아니라 선적 지연도 불가피해진다.

이들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적이나 하역에 쓸 수 있는 초대형 크레인 등이 아직 많이 보급되지 않아 항구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항구에서 대기해야 하는 화물트럭들도 중소형 화물선 선적·하역 때보다 훨씬 더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의 한진해운은 지난해 해운동맹에서 탈락했고, 현대상선은 해운동맹에 아직 참여하지 못한 상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