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감찰, 지휘라인 넘어 확대…보고·종결 전과정 캔다
상급자 결재 거친 사건도 허위종결 의혹…국수본부장 "감찰 확인 중" '보고 누락' 경찰 동료 등도 징계 선례…제주경찰청, A경장 구속 송치
'제주 실종' 감찰, 지휘라인 넘어 확대…보고·종결 전과정 캔다
상급자 결재 거친 사건도 허위종결 의혹…국수본부장 "감찰 확인 중"
'보고 누락' 경찰 동료 등도 징계 선례…제주경찰청, A경장 구속 송치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이 제주 장기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관련해 담당 경찰인 A 경장의 지휘 라인뿐 아니라 함께 근무한 동료와 현장 대응 과정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4명은 이미 대기발령된 상태로, 경찰청은 이들 외에도 사건별 보고·지휘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제주 실종사건의 접수와 현장 조치, 종결 및 사후 관리 과정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A 경장 행위와 관련한 관리자들과 동료들은 감찰이 나가 확인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징계로 끝날 사안인지 형사 전환할 사건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찰의 핵심은 A 경장의 허위보고가 어느 단계까지 전달됐고 현장 출동 경찰관과 112치안종합상황실, 실종팀 관리자들이 이를 토대로 어떤 조치를 했는지다.
경찰청 예규인 '112치안종합상황실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은 현장 출동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면 최초보고를 하고, 상황 변화가 있으면 수시보고를 하도록 규정한다.
초동조치가 끝난 때에는 확인된 사건의 진상과 처리 내용, 결과 등을 상세히 종결보고해야 한다.
112 신고는 사건이 해결됐거나 계속 조치가 필요한 부서에 인계된 경우 등에 종결할 수 있다.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도 성인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장이 정보시스템 조회와 신고자 진술 청취 등을 통해 실종자를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관련 내용을 입력하도록 한다.
현장 출동 경찰관은 탐문·수색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시스템에 등록하고 경찰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신고자와 목격자 조사, 최종 목격지 및 주거지 수색, 위치추적 등을 통한 추적 의무도 있다.
이에 따라 A 경장의 보고만 믿고 현장에서 철수한 경찰관들이 별도의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 112 상황실에는 어떤 내용으로 종결보고했는지 등이 감찰에서 규명돼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특히 60대 남성 실종사건의 경우 상급자 결재를 거치고도 '허위 종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제주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은 신고 접수 5시간 30여분 만인 지난 7월 2일 오후 11시38분께 경찰 112시스템에서 상급자 결재를 받아 종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A 경장과 함께 실종팀에서 근무한 동료들의 역할도 조사 대상이다.
A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 가운데 63건은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되지 않았거나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실종팀이 주간에는 2인 1조로 근무했고 팀의 막내였던 A 경장이 전산 입력 등 행정 처리를 주로 맡아 298건을 모두 혼자 수사하거나 종결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동료 경찰관들이 A 경장과 사건을 어떻게 분담했는지, 시스템에 입력된 해제 사유와 실제 처리 결과를 알고 있었는지 등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기발령자 외에는 현재까지 사실관계 확인 단계"라며 "112 근무자가 감찰 대상자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한 경찰관과 동료 등에게 징계가 내려진 사례가 있다.
2014년 경기 광명에서는 수갑을 채운 피의자를 놓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경찰관에게 정직 3개월이 내려졌다.
또 같은 순찰조 경찰관은 감봉 3개월, 상부 보고를 누락한 경찰관 2명도 견책 처분을 받았다.
2008년 서울 화곡동에서는 초등학생 납치 미수 신고를 단순 민원으로 판단해 상부 보고 없이 종결한 경찰관 2명이 각각 감봉 1개월과 견책 처분을 받았다.
다만 보고 누락이나 부실한 지휘·감독만으로 곧바로 형법상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판례상 직무유기죄가 인정되려면 단순 착오나 업무 소홀을 넘어 구체적인 직무상 의무를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경찰은 감찰을 통해 관리자와 동료들이 부 경장의 허위보고를 알았거나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는지, 이를 알고도 종결을 승인했는지 등을 살핀 뒤 징계 또는 형사 수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A 경장을 공전자기록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 경장은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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