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환율 200원 급락…현대차그룹·삼전닉스 '조 단위' 이익 사라지나

뉴스1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0원대까지 하락한 7일 서울 명동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환율이 133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이다. 2026.9.7 ⓒ 뉴스1 박세연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0원대까지 하락한 7일 서울 명동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환율이 133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이다. 2026.9.7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정윤미 기자 =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 등 국내 대표 수출기업의 실적을 떠받쳐온 '고환율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올해 2분기 1500원을 웃돌았던 달러·원 환율이 최근 1350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다. 판매 부진과 비용 증가 등을 우호적인 환율로 일부 상쇄했던 기업들은 3분기부터 추가 부담을 안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9원 내린 1350.4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49.5원까지 내려갔다. 지난 6월 말 1549.4원과 비교하면 3분기 들어 약 200원, 13% 하락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원화 가치가 낮을수록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다. 반대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같은 규모의 달러 매출을 올려도 원화 기준 실적은 줄어든다.

車 판매 부진에 환율마저…반도체 전망치 낮춰

자동차 업계는 고환율 효과 축소가 특히 부담이다. 현대차(005380)는 올해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지만, 매출은 1.9% 증가한 49조 2153억 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당시 달러·원 평균 환율은 150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높았다. 영업이익에서도 환율은 2380억 원의 플러스 효과를 내며 실적을 방어했다.

3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는 지난달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 기아(000270)는 판매가 증가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하락 영향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0원 움직일 때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2000억~3000억 원 변동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현대차 반기보고서에서도 올해 6월 말 기준 달러 대비 기능통화 환율이 5% 변동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약 955억 원의 영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 리스크가 해소되고 아반떼 등 신차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2분기처럼 환율이 수익성을 받쳐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환율 하락 영향이 이미 실적 전망치에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최근 환율 부담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0%, 3% 낮췄다. 특히 삼성전자 전망에는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환율 영향만 약 5조 원이 반영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는 제품 상당 부분을 달러로 판매한다. 최근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달러 매출 규모가 커진 만큼 원화 강세 때 원화 환산액 감소 규모도 커질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장비와 소재 등을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에 원화 강세는 설비투자와 일부 원재료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전자·조선도 환율 민감…4분기까지 수익성 부담

가전·전자업체도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LG전자(066570)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미국 달러·원 환율이 10% 변동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약 1448억 원이다. 다만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현지 생산비와 부품 조달비 등 외화 비용 감소 효과도 함께 발생한다.

조선업도 선박 건조 대금 대부분을 달러로 받는 만큼 원화 강세가 부담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러·원 평균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 분기 영업이익 영향이 한화오션(042660) 약 177억원, HD현대중공업(329180) 141억 원, HD현대삼호(067030) 6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조선사별 영향은 환 헤지 전략에 따라 차이가 크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계약 과정에서 환 노출 대부분을 헤지해 단기적인 환율 변동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4분기에도 수출기업들이 2분기와 같은 고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과 함께 4분기 1370~1400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어느 경우든 1500원을 웃돌았던 올해 2분기는 물론 지난해 4분기 평균인 145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부담은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현재 1370원 수준의 환율 추세가 유지될 경우 4분기 손익에서 부정적인 외환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환율이 1450원이었던 만큼 신차 출시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도 환율 역기저가 수익성 개선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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