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내 반대쪽 베팅할 거냐" 베선트發 엔화 반등…추세 전환은 '글쎄'

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일본 엔화 매수세가 불붙었지만,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는 본격적인 엔화 강세로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엔화 가치는 최근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이 달러당 160엔대에서 153엔 안팎까지 급락하면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엔화 반등은 지난 며칠 동안 베선트 장관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며 강력한 구두개입성 발언을 이어간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베선트 장관은 외환시장을 향해 "이제 내가 총책(하우스)이다", "시장과는 비대칭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 "나와 반대로 걸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엔화 가치를 부양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시험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이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말에도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에서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히는 등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해 엔화 약세를 해소해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언론을 통해선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엔화 매수 개입 계획을 슬쩍 내비치기도 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베선트 장관이 자신과 가까운 헤지펀드 등에 연락해 엔화를 계속 사들이게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외환 투기 세력도 헤지펀드 출신 베선트 장관의 견제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베센트 장관의 구두개입에 대한 불만도 관측됐다. 한 아시아계 펀드 매니저는 "외환시장에서는 내부자 거래나 풍설 유포 등에 대한 규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조금 지나친 것 아니냐"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베선트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이든 엔화 가치가 회복되면 그만일지 모른다"면서도 "자신의 언행이 달러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강경 발언만으로는 엔화 강세로 추세를 전환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 일본 재정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등 엔화 매도세를 유발하는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카라카마 다이스케 미즈호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승부를 가르는 것은 총책 여부가 아니라 가격 움직임이 펀더멘털과 부합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타케다 아츠시 이토추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역시 "아직 본격적인 엔고 기조로의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달러는 장기 국채금리 급등 등의 영향으로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한때 98.60 안팎으로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금리 급등에 대응해 최대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장기국채 바이백(환매)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매입 규모가 기대를 밑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발표 뒤 장중 4.8528%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장기채 가격은 하락(금리 상승)했지만, 교과서적인 달러 매수세가 좀처럼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불신'이 9월 현재까지 시장의 특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