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수청·공소청 수장도 국무회의에…'정치적 중립' 또 도마 위
(서울=뉴스1) 권진영 박응진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수장이 출범 직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나란히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검찰청·경찰청 수장들의 국무회의 참석이 새로운 관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제기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 논란이 새 형사사법체계 아래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장 직무대행인 전종민 차장과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이정현 차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중수청과 공소청 모두 청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각 기관의 수장들이 참석하는 셈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 부처는 다 참석하고 그 외 위원회는 참석하는데 청은 참석을 안 하고 있다"며 "다음 국무회의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청도 다 참여하라"라고 지시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도 "국정에 대한 논의는 헌법, 법률에 의한 정부 핵심 구조라 할 수 있는 부·처·청이 다 함께하는 걸로 하겠다"고 재차 강조해, 검찰총장 및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함께 해왔다.
이 같은 국무회의 기조는 유기적 정책 추진을 위한 조처로 해석됐지만, 기존에 대통령이 법무부 수뇌부를 통해 검찰총장 측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의 의사전달 관행을 깬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검찰청과 경찰청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놓고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정권 수사와 직결되는 기관의 수장이 국무회의에 반복적으로 참석하는 모습은 검경이 과연 정권으로부터 독립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사법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특히 이번에 새로 문을 연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를 전담 수사하는 기관이다. 혹시 모를 부패 정치인이나 청와대 인사 등을 향한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는 독립적인 환경이 필수적이다.
공소청도 마찬가지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수사와 기소 분리가 이뤄진 후에도 이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형사사건의 공소 취소에 관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소청 수장의 정례적인 국무회의 참석은 적절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개별 수사 및 공소 제기 여부에 청와대의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의문을 해소할 제도적 장치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수사기관의 장과 공소청의 장이 참석하는 게 '뉴노멀'처럼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장기적으로는 독립성이나 공정성에 의문이 없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각 기관의 청장 대신 차장이 배석하는 정도로 국무회의를 운영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소청의 한 차장급 검사도 "향후 임명될 검찰총장부터는 국무회의에 불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봤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독립성이나 정치적 외압 등을 고려해 장관급 국무위원이 있는 것인데, 중수청장이나 공소청장이 국무회의에서 논의할 사안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무위원들이 아닌 수사·공소 기관의 수장들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한편, 전종민 차장은 오는 8일 한국정책방송원(KTV)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방앗간'에도 출연한다. 지난 7월 처음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현안을 담당자로부터 듣는 온라인 정책홍보 라이브 방송으로, 그동안 수사기관 관계자가 출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를 놓고는 중수청이 행정안전부의 외청인 점을 감안해 수사기관의 수장이 정부가 운영하는 국정운영 홍보 채널에 직접 출연하기보단 행안부 관계자의 출연이 더 적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