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재원 넘기자 외환보유액 17억 달러↓…넉 달 만에 감소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넉 달 만에 감소했다. 대미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투자 공사 측으로 자산 위탁이 이뤄진 데다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9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405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17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연속 늘어난 뒤 이번에 감소로 돌아섰다. 앞서 8월에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인 143억 3000만 달러 늘어난 바 있다.
한은은 이번 감소에 대해 "운용수익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과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에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대미투자 자금 유출 본격화…첫 송금 24억 달러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미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이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최근 첫 대미투자금 24억 달러를 한은과 외국환평형기금이 보유한 외화자산으로 마련해 미국에 송금했다.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의 사업 착수와 발주 등에 투입되는 자금이다.
한은과 외평기금이 한미전략투자기금에 외화자산을 위탁하면, 기금이 미국 측 투자 목적법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재원은 이동한다. 정부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새로 매입하지 않고 보유 외화자산을 활용한 만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산 위탁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분은 별도로 구분돼 제시되지 않았다. 전체 감소액인 17억 2000만 달러는 자산위탁뿐 아니라 외화예수금·환율 변동과 운용수익 등을 모두 반영한 금액이다.
한은 관계자는 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과 관련해 "구체적인 향후 추가 위탁 금액과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달러 가치 1.7% '쑥'…유가증권 10.5억 달러 감소
달러 강세도 외환보유액을 축소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보유한 외화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감소한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는 99.70에서 101.37로 1.7% 상승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호주달러화는 달러 대비 각각 2.1%, 2.3%, 2.4% 절하됐다. 엔화는 1.8% 절상됐다.
이에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860억 3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0억 5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비중은 87.6%로 나타났다.
예치금은 3억 5000만 달러 감소한 299억 5000만 달러로,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2억 9000만 달러 줄어든 154억 8000만 달러, IMF에 대한 청구권인 IMF 포지션은 4000만 달러 감소한 43억 달러였다. 각각 3.5%, 1.0% 비중이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 9000만 달러로 전체의 1.1% 비중을 기록했다.
9월 말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25억 1000만 달러 많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