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세종 이전에 술렁이는 국책은행…산은 퇴직자 벌써 작년 넘어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정부가 금융정책 컨트롤타워인 금융위원회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확정하면서 국책은행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올해 4분기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인력 이탈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3년 5월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산업은행은 올해 9월까지 자발적 퇴직자가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전문인력 이탈이 가속화해 정책금융 수행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산업은행의 자발적 퇴직자는 39명으로 지난해 연간 퇴직자 38명을 넘어섰다.
산업은행의 자발적 퇴직자는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했던 2022년 97명, 2023년 87명을 기록한 뒤 2024년 52명, 지난해 38명으로 감소했다. 3년 연속 이어졌던 감소세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퇴직자를 직급별로 보면 5급 직원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4급 직원은 5명이었다. 6년 차 이하인 4~5급 직원의 퇴직자는 총 14명으로 전체의 약 36%를 차지했다.
산은 노조는 본점 이전이 현실화하면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인력 이탈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산은 노조가 직원 19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4%가 본점 이전에 반대했다. 본점 이전 시 이직하거나 퇴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57.4%였고, 29.6%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특히 5급 직원 중 이직·퇴사 의향이 '매우 높다'는 응답은 50%, '높다'는 응답은 27%로 나타났다. 40대 이하 실무자 가운데 이직·퇴사 의향을 보인 응답자도 69.9%에 달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도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중도 퇴직자는 21명으로 지난해 연간 퇴직자 45명의 절반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의 중도 퇴직자는 2021년 19명에서 지난해 45명까지 매년 증가했으나, 올해는 9월까지의 집계만 놓고 보면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다만 수출입은행 노조는 현재 퇴직자 수만으로 인력 이탈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금융공기업과 다른 금융기관의 채용이 본격화하면 이직을 고민하던 직원들이 실제 퇴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노조 관계자는 "9월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인 만큼 하반기 다른 금융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이 시작되면 이직을 선택하는 직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우려되는 것은 저연차 직원들의 이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이전 여부가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퇴사자 수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채용 경쟁률이 소폭 하락한 것을 두고 정부의 지방 이전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은행의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 경쟁률은 107 대 1로, 올해 상반기 경쟁률인 110 대 1을 소폭 하회했다.
지난달 기은 노조가 지난달 공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2866명 중 89.0%(2551명)가 본점 지방이전에 반대했고,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86.2%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국책은행 직원들은 본점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계속 다닐 유인이 적어진다"며 "전문인력 확보 및 정책금융 수행 역량이 계속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