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제해운 탈탄소 규제, 부산 해양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친환경 선박 투자 10.7조원 유발 전망
항만 고도화·해운 운항전략 혁신 필요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제공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이행과 국제해운 탈탄소 규제 강화로 부산 해양산업에도 적지 않은 구조적 변화가 예상되면서 이런 변화를 부산 지역 해양 관련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0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와 남현정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공동 수행한 '탄소규제 강화가 부산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해양산업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해운 탈탄소 규제가 부산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조선·항만·해운 등 세 분야에서 나타난다.

조선업에서는 고효율·대체연료 추진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항만업에서는 친환경 선박을 지원하는 서비스 인프라 확충이 요구된다. 해운업에서는 연료비와 탄소배출 비용을 줄이기 위한 항로 최적화와 운항속도 조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조선업의 경우 유럽 탄소배출권(EUA) 가격이 52.2%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국내 친환경 선박 투자가 약 10조 7000억원 유발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부산지역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 592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8991명, 부가가치유발효과는 6268억원으로 분석됐다.

특히 생산유발효과의 78.7%가 울산·경남·전남과의 산업연계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광역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따라서 부산은 친환경 조선기자재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연구개발·시험·인증·금융 등 고부가가치 전문서비스 기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항만업에서는 친환경 항만서비스 인프라 투자의 생산·고용·부가가치 유발효과를 추정했다. 국제해운의 탈탄소화가 진행될수록 친환경·대체연료 추진 선박의 기항을 지원하기 위한 친환경 연료 공급 및 벙커링, 육상전력공급설비(AMP), 항만장비 전동화 및 스마트 에너지관리 등의 중요성이 확대된다. 현재 부산항에서 추진되고 있는 221억원 규모의 친환경 항만서비스 인프라 투자를 적용한 결과, 부산지역에서 약 276억원의 생산유발효과, 126명의 고용유발효과 및 109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원당 약 124억 9000만원의 생산유발효과, 49억 2000만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및 57.7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해운사는 연료비·탄소비용·규제준수비용을 선박별·항차별로 통합 관리하고 항로 및 선박 운용전략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북극항로 개척도 장기적으로 운용전략 고도화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부산~로테르담 간 수에즈 운하 경유 항로를 북극항로로 대체할 경우 항해거리 단축으로 연료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8.6% 감소하며 이에 따라 약 52만6000달러(7억8000만 원)의 연료비와 11만6000달러(1억7000만 원)의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EU ETS)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북극항로는 안전성·계절성·운항 인프라 등을 고려한 장기 연구·실증 과제로 접근해야 하며, 슬로우 스티밍도 항해기간 증가와 선박 회전율 저하에 따른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 교수는 "이번 분석결과는 탄소규제가 조선·항만·해운을 중심으로 부산 해양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책대응의 방향을 설계할 때 단순한 규제비용 보전보다 해양산업의 전환역량을 지역 내에 축적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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