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피 한 달새 16% '뚝'…'수주 실망' 조선·방산, 반도체보다 더 빠졌다

뉴스1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코스닥 등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10.30 ⓒ 뉴스1 이종덕 기자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코스닥 등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10.30 ⓒ 뉴스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코스피가 10월 한 달간 16% 넘게 급락하는 동안 대형주들의 희비도 갈렸다. 조선과 방산 대장주인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고, 삼성SDI(006400)와 셀트리온(068270)은 오히려 상승했다. 기존 주가에 반영된 기대와 실제 실적·수주 사이의 차이가 종목별 주가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5730.74로 마감해 9월 말 6838.04보다 1107.30포인트(16.19%) 하락했다. 9월 말 당시 시가총액 상위 보통주 20개 중 16개 종목이 내렸다.

HD현대중공업(-36.79%), 두산에너빌리티(034020)(-32.84%),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88%)는 30% 넘게 하락해 삼성전자(-16.20%)와 SK하이닉스(-20.16%)보다 낙폭이 컸다.

반면 셀트리온(7.8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6.90%), 삼성SDI(006400)(5.44%), LG에너지솔루션(373220)(0.70%)은 올랐다.

조선, 호황 지속성 쟁점…방산은 실적 쇼크

조선주는 쌓아둔 수주잔고보다 향후 호황의 지속성이 쟁점이 됐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D현대그룹의 올해 1~9월 상선 수주액이 연간 목표를 이미 넘어섰지만, 컨테이너선 발주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확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고수익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서도 중국 조선소의 증설과 신규 진입이 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현재 수주가 많더라도 앞으로 받을 물량과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면 주가가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방산은 수주 지연 우려에 실적 충격까지 겹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520억 원으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61% 밑돌았다. 주력인 지상방산 부문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25.3%에서 1.7%로 낮아졌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대전사업장 사고 복구비용과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도 수익성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수주 지연에 따른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하락과 자회사 지분가치 감소, 순차입금 증가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도 낮췄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수주 확대와 수익성 기대가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에서 사업 전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단기 주가 하락을 사업 전망 악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전은 계약 악재…삼전닉스는 주가·이익 전망 엇갈려

원전주는 월말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 공사비와 계약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시공사 선정이 다시 진행되면서 일정 지연과 원가 상승 우려가 부각됐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프로젝트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개별 계약 문제를 원전 산업 전체의 경쟁력 훼손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공급 등 다른 계약에는 변동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도체는 큰 폭의 주가 하락에도 실적 발표 이후 장기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확대보다 장기 공급계약을 바탕으로 중장기 수요 안정성을 제시한 점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하며 내년 영업이익 전망을 14% 높였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신규 생산능력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공급을 제약하면서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의 주가 조정을 곧바로 메모리 업황 악화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삼성SDI, ESS 수주 기대…"주도주 교체는 아냐"

삼성SDI의 상승에는 ESS 수주 확대 기대가 뒷받침됐다. 삼성SDI는 10월 기준 올해 ESS 신규 수주 60GWh를 확보했고, 연내 60GWh 이상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SDI의 상승에 대해 단순한 소외주 순환매뿐 아니라 ESS 수주와 실적 개선 기대를 함께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3분기 실적 개선에는 GM의 구매 물량 미달 보상금을 받으면서 일회성 요인도 있었다. 앞으로는 보상금 효과보다 ESS 수주가 출하와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주가 차별화로 시총 순위도 바뀌었다. 우선주를 포함한 코스피 전체 순위에서 HD현대중공업은 15위에서 22위로 밀린 반면, 셀트리온은 19위에서 12위, 삼성SDI는 18위에서 13위로 올라섰다.

다만 증권가는 일부 종목의 상승을 주도주 교체로 해석하는 데 신중했다. 이 센터장은 "아직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의 자금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소외 종목으로 순환매가 형성되는 과정이라고 봤다.

KB증권은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 개별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큼 주가 하락만으로 사업 전망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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