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규제 압박에 빅테크 비상…"해외이전·사막도 검토"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공약한 후보들이 잇따라 당선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비상에 걸렸다. 내년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의 최대 35~40%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해외 이전부터 사막 건설까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AI 산업이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며 우호적인 지방정부와 관계를 구축해 왔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건설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중간선거 직후 직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반발과 향후 건설 계획을 논의했다.
올트먼은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인정하면서 이유가 무엇이든 주민들이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을 꺼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를 사막에 건설하는 방안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 경영진은 내년 데이터센터 확보 목표를 재조정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으며, 개발 담당 직원들은 새로 당선된 민주당 주지사들의 정책 방향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일 중간선거에서는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 주요 데이터센터 건설 지역에서 신규 개발 중단을 공약한 후보들이 주지사에 당선됐다.
기술 투자자 브래드 거스트너는 팟캐스트 '올인(All-In)'에서 내년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의 최대 35%가 위험에 처했다고 추산했다. 시장정보업체 클린뷰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건설이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40%가 신규 주지사 당선인이 건설 중단이나 일시 유예를 공약한 주에 집중돼 있다.
메타 "美 신규 건설 어려워질 것"
빅테크 기업들은 새 주지사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에 접촉해 선거 공약이 실제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다. 전면적인 건설 유예와 환경 규제 강화, 인허가 심사 장기화가 주요 위험으로 꼽힌다.
메타의 AI 인프라 사업을 총괄하는 디나 파월 매코믹 사장은 WSJ 기술 콘퍼런스에서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일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신규 부지를 확보해 처음부터 건설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메타를 비롯한 기술기업들은 규제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국 이외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을 점점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해외 시장에는 새로운 투자 유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투자 유입 여부는 전력 공급과 인허가 여건 등에 달려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미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가 효과를 경험한 지역에서는 신규 건설보다 주민 설득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주지사 당선인이 투자 유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파월 매코믹은 데이터센터 규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한 당선인이 취임 후 만나 투자와 일자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막을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오픈AI 주민 설득 나서고 앤트로픽 해외 분산…규제 대응 본격화
오픈AI도 주민 반발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회사는 이날 데이터센터 협상 과정에서 공직자에게 비밀유지계약(NDA)을 요구하지 않고, 전력과 용수 사용량 및 소음 영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며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의 그레그 브록먼 사장은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에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업 앤트로픽은 해외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주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S-1)에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조치가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지연시키거나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트로픽은 미국에 집중된 인프라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여러 해외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공개한 2045년까지의 AI 컴퓨팅 및 인프라 관련 약정 규모는 약 8954억달러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