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 왜 뜨거운 삼계탕을 찾는 걸까? 복날의 모든 것
더운데 왜 뜨거운 삼계탕을 찾는 걸까? 복날의 모든 것

복날의 뜻과 유래, 삼계탕 등 보양식의 역사와 요즘 복날 트렌드까지

2025. 0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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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의 뜻과 유래

복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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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릴복. ChatGPT로 제작.
엎드릴복. ChatGPT로 제작.

복날의 '복(伏)'자는 흔히 생각하는 '복(福)'이 아니라, '엎드릴 복(伏)'입니다.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이 들어간 글자로, 더위에 지쳐 개처럼 엎드려 지낼 정도라는 뜻이 담겨 있죠.

복날은 매년 7~8월 사이의 초복(初伏)·중복(中伏)·말복(末伏)을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 이 기간의 극심한 더위를 '삼복더위'라고 부르는 거죠.

더운데 왜 뜨거운 음식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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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은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진=뉴스1
온열질환은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진=뉴스1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더위를 이기기 위해 오히려 뜨거운 음식을 먹는다는 뜻인데요. 이는 몸 전체의 균형을 중시하는 동양 의학의 관점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우리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지니고 있어,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오히려 내부 장기의 온도를 낮춰 균형을 맞추려 합니다. 그래서 날씨가 더울수록 오히려 몸속은 차가워지기 쉬운 것이죠.

이때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면 장기의 온도가 상승하고, 몸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땀을 내보냅니다. 결국 이 과정이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로 이어지는 겁니다.

복날의 대표적인 보양식

복날 하면 ‘삼계탕‘, 그런데 언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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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초복, 중복, 말복) 대표 보양식 삼계탕. 사진=뉴시스
복날(초복, 중복, 말복) 대표 보양식 삼계탕. 사진=뉴시스
복날 보양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삼계탕입니다. 닭 속에 찹쌀, 인삼, 대추 등을 넣고 푹 고아낸 이 음식은 오랜 시간 기력을 보충하는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아왔죠.

하지만 지금처럼 익숙한 형태의 삼계탕이 등장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50년대 후반, 닭국에 백삼가루(건조 인삼 분말)를 넣은 '계삼탕'이 먼저 선보였고, 1960년대 들어 통닭에 찹쌀과 인삼, 대추 등을 넣어 끓이는 방식이 대중식당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에 들어 양계와 인삼 재배가 본격화되면서 삼계탕은 복날의 대표 보양식으로 빠르게 자리 잡게 됩니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원조... ‘보신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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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보양식은 사실 삼계탕보다는 개고기를 끓인 탕, 즉 '보신탕(개장국)'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이 소고기를, 서민은 개고기를 이용해 국을 끓여 먹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는데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며 인식도 달라졌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를 반려동물, 더 나아가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개 식용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커졌고, 국제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죠.

개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기존의 '개장국'이라는 표현 대신 '보신탕'이라는 명칭이 만들어 졌고, 이후에도 '보양탕' '영양탕', '사철탕' 등 다양한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왔으나, 2024년 2월 '개 식용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도 안착을 위한 3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되어, 실제 처벌은 2027년 2월 7일부터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부 보신탕집이 운영 중이지만, 점차 폐업이 이어지며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개고기 사라진 자리 채우는 ‘흑염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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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한 흑염소 전문점에서 종업원들이 흑염소탕을 나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 서구 한 흑염소 전문점에서 종업원들이 흑염소탕을 나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년 8월 '개 식용 금지법' 시행 이후 개고기 공급이 급감하면서, 대체 보양식으로 염소고기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염소고기는 개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요리 방식(전골, 탕, 수육) 덕분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염소고기 수입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고기 수입 검역량은 2021년 2027톤에서 지난해 8349톤으로 3년 만에 4배 이상 늘었습니다. 또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의 염소고기 수입량은 3856.5톤으로 전년 동기(2854.6톤)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복날 보양식도 변한다... 요즘 보양식 문화

저렴하고 간편한 ‘편의점 보양식‘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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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 제공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1만8000원에 육박하면서, 외식으로 보양식을 즐기기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의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7654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으며 업계는 초복 무렵 2만 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처럼 고물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가성비 보양식'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undefined이에 발맞춰 편의점 업계는 삼복 시즌 한정 간편식을 속속 출시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영양반계탕', GS25는 '닭다리누룽지삼계탕'을 각각 선보였고, CU는 장어·훈제오리 등으로 구성된 간편식 3종을 15일 출시했습니다.




"복날 채식" 이상고온 기후위기 개선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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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채식 캠페인. 사진=대전충남녹색연합
복날 채식 캠페인. 사진=대전충남녹색연합


복날 보양식 트렌드 중 하나로 '채식'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육류 소비에 대한 윤리적 고민과 환경 보호, 건강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육류 중심 보양식 대신 채식 메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이 같은 변화는 개인의 기호 변화뿐 아니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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