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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몽구반발…3부자 동반퇴진 내분양상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5.31 04:35

수정 2014.11.07 14:20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정몽헌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함께 경영일선에서 동반퇴진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정몽구 회장이 이를 재차 거부하고 나서 심각한 내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31일 오후 8시40분께 ‘현대,기아차의 입장’이라는자료를 내고 “창업자이신 정주영 명예회장이 밝힌 큰 원칙은 향후 원리원칙 경영에충실하고 전문성에 바탕을 둔 경영을 해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정몽구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대주주이자 책임 전문경영인이자 대표이사로서 자동차사업에전념하겠다”고 발표,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반퇴진 방침을 다시 거부했다.
현대차는 발표문에서 “최근 일련의 현대사태는 본질적으로 현대투신 및 현대건설의 유동성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무관하다”며 “특히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명의의 오늘 발표는 현대,기아차와 사전협의가 없었으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표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자동차 소그룹은 6월중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될 예정이고 세계메이커와의 전략적 협상 등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아울러 한국 자동차산업은 근변하는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도약하느냐 아니면 선진자동차 메이커의하청 생산기지로 전락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어 “정몽구 회장은 주주로서 뿐만 아니라 30여년간 자동차업계에 종사해온 책임 전문경영인으로서 기아자동차 인수 이후 약 6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시켰고 노사관계를 안정시켰으며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는등 이미 세계자동차업계에서 역량을 인정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날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이 대독한 친필각서에서 “세계적 흐름과 여건은 각 기업들이 독자적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본인과 정몽구?몽헌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고 정몽헌 회장은 남북경협사업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직후 정몽구 회장은 “사전협의 없이 구조조정위원회가 일방적으로발표한 것”이라며 이를 즉각 거부한뒤 정 명예회장이 직접 정몽구, 몽헌 형제를 불러 자신의 뜻을 전달한 이후에도 다시 수용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에따라 정주영씨 3부자의 동반퇴진 선언으로 종결되는 듯했던 현대사태는 3부자간의 내분양상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종수 js33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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