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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2조7천억 유가증권 연내 매각 불투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01 04:35

수정 2014.11.07 14:19


현대가 자산매각계획에 포함시킨 2조7074억원어치의 유가증권 연내 매각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또 이들 주식이 실제로 그 정도의 가격에 팔릴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가 매각대상에 포함시킨 유가증권 내역은 △현대계열사가 보유한 3개 비상장계열사(현대정보기술,현대택배,현대오토넷) 주식 1조7천억원어치(현대투신에 담보제공한 1조7000억원 제외) △현대건설이 보유한 계열사주식 8035억원어치중 3413억원어치(비상장 포함) △대상이 공개되지 않은 유가증권 7000억원어치 등이다.
이중 현대정보기술 현대택배 현대오토넷은 현재 코스닥시장 등록절차가 진행중이거나 조만간 등록을 신청할 계획에 있다. 코스닥 등록이 허용되면 대주주 보유지분이 등록후 6개월동안 금지돼 코스닥시장에서는 연내 처분이 불가능하다.
결국 장외에서 팔아야 하는데, 이들 업종이 특별한 진입장벽이 없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2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 기업이 모두 비상장업체로 기업가치을 검증받지 않은 상태여서 과연 1조7000억원어치가 되느냐도 문제다.

현대측은 현대정보기술의 예상매각 주가를 주당 9만9000원으로 평가했다.현대택배와 현대오토넷도 각각 주당 4만9500원과 6만8750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달말 코스닥등록을 위한 일반인 공모를 실시하는 현대정보기술의 예비공모가는 2만원에 불과하다.장외시장에서도 현재 4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현대측의 평가액에 비해 각각 25%,40%정도에 그친다.

주간사인 SK증권은 “올해와 내년 EPS(주당순이익)를 각각 472원, 793원으로 추정하고 코스닥시장 업종평균 PER(주가수익배율)에서 30% 할인한 34배를 적용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또 경쟁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의 주가가 9만4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현대정보기술보다 자산이나 매출규모가 작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택배의 경우도 현대측의 평가액과 외부의 시각이 다르다.

양시형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택배와 비교가능한 업체로 한진과 대한통운이 있으나 모두 1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가격산정을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없으나 4만9500원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도 “주당 1∼2만원정도가 적정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쟁사인 한진의 주가는 지난해 말 4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지속 하락, 현재는 9000원대에 머물고 있다.대한통운도 지난해 18400원까지 오른 적이 있으나 현재는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0∼5000원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현대차 현대전자 고려산업개발 현대석유화학 등의 주식 3413억원어치는 상장사 주식이 절반을 차지, 매각이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강종구 jgk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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