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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美 반덤핑법 통상규약 위반


세계무역기구(WTO)가 그동안 국제무역 분쟁의 불씨가 돼온 미국의 반덤핑법(Anti-Dumping Act)이 외국상품을 차별함으로써 국제 통상규약을 위반했다고 판정, 미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WTO 분쟁해결위원회는 6일 최근 일본과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이 미 반덤핑법을 상대로 제기한 제소에 대해 이같이 판정하고 "84년전에 제정된 반덤핑법은 미국 법정이 외국 기업에 대해 민형사상의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통상규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판정은 최근 WTO가 미국에 잇달아 제재 조처를 취한 뒤 나온 것으로 미국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WTO가 역외무역 세금추징에 대한 EU와 미국간의 마찰 등 일련의 분쟁조정에서 미국에 패배를 안겨주고 있어 백악관과 의회 일각에서 WTO 탈퇴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EU는 "WTO가 각국 정부에 대해 법정이 아닌 행정 조처를 통해 생산 비용을 밑도는 덤핑품목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악법인 반덤핑법을 남용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해 왔다. 반덤핑법이 수입업자들에게 벌과금과 징역형등 ‘3배의 보복’을 부과함으로써 국제 무역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관련, 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는 "WTO 판정은 미국의 입장을 도외시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없다"며 "즉시 항소 할 것이며, 설사 항소에서 패하더라도 반덤핑법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WTO 규정에 따르면 미국은 항소에서 패하더라도 반덤핑법을 수정할 필요가 없으며, 다만 관련 국가들로부터 반덤핑법 시행에 따른 손실 만큼의 제재를 받게 된다.

이에따라 WTO가 항소심에서도 반덤핑법의 통상규정 저촉 판결을 내릴 경우 한국은 물론 EU,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이 미국의 반덤핑법 적용에 대한 제재조처를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WTO 에 따르면 국제무역분쟁 사례는 출범 첫해인 95년 25건이 접수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96년 39건,97년 47건,98년 44건,99년 30건,그리고 올해는 지난 5월까지 모두 9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은 가장 많은 60건을 제소했다.

/성일권 wall@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