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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는 싫어요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13 04:38

수정 2014.11.07 14:17


투신사 직원들의 운용역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펀드매니저란 통칭으로 불리며 억대연봉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로 대변돼 온 증권업계의 꽃인 운용역이 금융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기피직종 1호로 전락했다.

한국,대한투자신탁은 신설투신운용사 운용역을 사내공모중이지만 지원자가 1∼2배수에 그치고 있다.수십배씩 지원자가 몰리던 예전의 열기는 간데 없다.직원들의 이직이 심한 일부 투신운용사는 적임자를 못구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구조조정 대상업체의 부실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면서 이같은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정부는 IMF이후 부실금융기관의 대표이사는 물론 담당 임원,부서장까지 사법처리하고 재산압류 등 금전적 배상조치까지 하고 있다.업계에는 정부의 강경조치가 실무진에까지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최근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투신,대한투신 양투신사내에는 운용담당 임직원들의 사법적,금전적 문책이 추가로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운용담당자들은 무리한 자산운용을 삼가한채 아예 일손을 놓고 있다.

부실에 대한 책임소재가 어디 있든 본인을 포함한 상사, 동료중 누군가가 희생양이 돼야 한다는 추측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기관의 집중 매도공세와 S그룹 등 A급 신용도의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의 자금난에는 이같은 펀드매니저들의 몸사리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펀드매니저 기피현상은 업계에서는 오래전의 이야기라는 지적도 있다.

투신사가 시장원리와는 무관하게 정부정책과 경쟁사간 과당경쟁에 끌려 다니면서 펀드매니저들의 자산운용도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권한은 없고 책임만 따르는 자리를 직원들은 오래전부터 기피했다는 것이다.

한 투신사 중견 펀드매니저는 “투신사 부실문제의 한 모퉁이에는 투신사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간섭과 시장원리를 무시한 경영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상부의 지시에 순응한 펀드매니저들의 책임도 있다”며 “외부와 상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책임과 권한에 따르는 보상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투명하고 건전한 투신사로 가는 첩경이다”고 말했다.

차상근 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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