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등으로 무역흑자목표 공식수정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14 04:39

수정 2014.11.07 14:17


유가 급등세 지속으로 인해 올 무역수지 흑자목표 120억달러 달성여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있다.

14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산 유가가 이날 배럴당 28.61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 올들어 가장 높았던 3월초의 28.46달러를 넘어섰다.브렌트산과 WTI(서부텍사스중질유) 원유도 같은 날 기준으로 배럴당 31.50 달러와 32.52 달러를 각각 기록, 연중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산자부는 올해 원유 수입 예상액이 220억 달러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월평균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무역 수지 면에서 10억 달러 가량의 무역 적자 분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최근 유가의 상승세에 비춰 6월 평균 유가가 적어도 26∼27 달러에 이를 것으로관측되고 있다.이는 지난 5월 평균 24.91 달러에 비해 배럴당 1달러 이상 부담이 더 커지는 셈이다.

또한 최근 중국과의 마늘 분쟁으로 휴대폰과 유화 제품의 수출 차질까지 빚어져 무역 흑자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악영향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산자부는 고유가 추세 등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 흑자 전망치 120억 달러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유가 상황 등을 감안한 수출 흑자 전망치 수정 작업에 착수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D램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 등에 힘입어 수출은 정상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유가 상승세와 전체적인 경기 국면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수출전망 수정도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20일께는 흑자 규모에 대한 최종 수정치를 마련,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뛰는 것은 수요증가와 불투명한 증산 전망때문이다.

국제산유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지난 3월29일 OPEC 유가의 20일간 평균치가 22∼28달러선을 벗어날 경우 하루 50만배럴을 감산 또는 증산하는 유가밴드제에 합의했다.지난 7일 배럴당 28달러를 넘었지만 회원국들간의 이견으로 지금까지 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제 원유시장이 불안정해져 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세계 휘발유 소비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의 소비증가와 재고감축도 유가 상승의 주 요인이 되고 있다.OPEC는 21일 증산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제유가가 1달러 오르면 국내 기름값이 ℓ당 15원정도 인상되고 물가는 0.1% 상승한다.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내수 위축과 원가부담에 따라 수출경쟁력 약화를 가져와 우리경제에 타격을 입히게 된다.

박희준 joh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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