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선물·옵션

선물이 급락세를 보인 까닭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15 04:39

수정 2014.11.07 14:17


15일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선물9월물이 5%이상 하락이 지속돼 서킷브레이커즈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10시10분경 선물가격이 5.70 포인트(5.48%) 급락해 5분간 거래가 중지됐다.

남북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으로 마쳤음에도 선물 가격이 7.4포인트나 급락한 이유는 무었일까.

선물 전문가들은 단기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외국인 매수가 주춤한 상황을 노린 투기매도 세력이 등장한 탓이 크다고 보고있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남에 따른 재료 소멸과 평소보다 많은 일반인 미수금잔고 등도 선물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들었다.

◇투기적인 매도세력 등장=선물가격을 끌어내려 차익을 얻으려는 투기세력이 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선물시장의 투기세력은 주식시장의 수급상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면 선물 매도세를 강화한다.
순식간에 선물가격을 끌어내려 선물매도를 부추기고, 현물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조정장에서는 투자심리가 취약한 점을 이용, 악재가 될 만한 소식을 부풀리거나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이날에도 외국계 투자가가 대량으로 선물을 매도한다는 루머가 나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매매차익을 위해 퍼트렸을 가능성이 높다.

한 선물관계자는 “개인 투기매도세력이 등장,대량 매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날 개인은 1446계약의 순매도를 보였다.

◇ 남북정상회담 재료노출=남북정상회담이란 초대형 재료가 약발을 다했다는 점도 이유로 들수 있다.

정상회담전 일부에서 제기됐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시나리오가 현실로 반영되지 않은점과 회담 이후로 미루었던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악재로 현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기대는 컸지만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단기간에 현실화 되기는 힘든 재료며, 금융시장 안정은 남북정상회담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남북경협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던 건설주는 이미 13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담스런 미수금잔고=14일 기준으로 미수금 잔고는 8000억원을 넘고있다.

지난주 이후 일반인들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지만 대부분이 미수제도를 이용한 단기매수라는데 문제가 있다.

미수제도는 주식매수시 3일 결제가 되는 점을 이용해 증거금보다 많이 주식을 사고 결제전에 추가분의 주식을 파는 방식이다.
상승장에서는 매매차익을 챙길수 있으나 하락장에서는 손절매가 불가피하다.

한 시장관계자는 “미수금잔고가 단기매물로 작용해 주가가 하락할 경우 동시에 매물로 출회돼 지수를 급락시킨다”며 “ 이날의 지수 급락에 미수물량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파생상품영업팀 이민우 대리는 “최근 급상승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현물주식매입분에 대한 헤지차원으로 보여 추가하락시 외국인의 현물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형석 hsg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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