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19홀] 행복한 골프과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2 04:41

수정 2014.11.07 14:16


골프라는 게 마약과 같아서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빼기 힘든 속성이 있다.중견기업의 K임원은 골프를 시작하기 전 골프의 ‘골’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평생 골프클럽을 잡지 않을 것 같던 K씨는 주위의 권유에 못이겨 결국 연습장을 찾게 됐다.연습장 3개월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볼이 잘 맞지 않으니 재미가 있을 턱이 없다.지긋지긋하던 연습장 생활 3개월을 마치고 드디어 머리를 얹게 되었다.

처음 골프장에 나가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라운드 5시간 가까이 볼을 친 기억은 없고 죽어라 뛰어다닌 것밖에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러나 필드행이 거듭될수록 뛰어다니는 고역이 줄어 들었다.어쩌다 잘 맞은 타구를 생각하면 천하를 얻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K씨는 골프에 미쳐갔다.동시에 마누라가 바가지를 긁는 횟수도 많아졌다.주말이면 과부 아닌 과부 신세가 되는 데 대한 분풀이였다.

솔직히 마누라보다 골프가 더 좋은 K씨가 이 사태를 그냥 넘길 사람이 아니였다.이 때부터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골몰했다.무릎을 탁 치며 생각해 낸 것은 다름아닌 ‘의무방어전’.골프를 하기 전 잠자리조차 하기 싫고 길어야 ‘5분’이였던 K씨는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이후 몰라보게 달라졌다.K씨는 눈치 빠른 마누라에게 이를 넌지시 말했다.약효는 즉효로 나타났다.

그런데 약효가 너무 좋아도 문제.요즘 K씨는 괴롭다.골프 때문에 ‘밤문화’가 달라진 것을 눈치 챈 마누라가 주말마다 골프장으로 내모는 바람에 죽을 맛이란다.

/이종달 golf@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