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 인터넷뱅킹 경합 치열 속 부작용 우려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2 04:41

수정 2014.11.07 14:16


인터넷 뱅킹의 선두자리를 차지하려는 시중은행들의 경합이 정말 뜨겁다.

은행들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사이버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터넷뱅킹과 관련된 전산정보기술(IT) 강화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특히 상당수 은행들은 기존 전산조직을 대폭 개편하는가 하면 아예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차 은행구조조정 등 금융개편을 앞둔 마당에 은행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과잉?^중복투자를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빛은행은 지난해 기존 전산팀을 전산본부로 확대개편, 본부장을 상무급으로 격상시키고 최근 ‘E-커머스’를 전담하는 경영혁신단을 꾸렸다.

또 연말까지 자회사격인 ‘E-비지니스’를 설립, 인터넷뱅킹 분야에서 세계적 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아래 1300억원의 투자재원도 확보해 놓고 있다.

외환은행도 지난 21일 인터파크,외환신용카드와 공동으로 �R제휴카드 발급 �R인터넷 금융서비스 �R전자상거래 등 ‘e-비즈니스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이 분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4일 미국 씨티은행에 재직중인 송갑조씨를 정보기술(IT)부문 최고책임자(CIO)로 영입했다.

이 은행은 최근 전자금융을 담당할 ‘E커머스사업본부’ 신설과 함께 향후 온라인상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위해 송씨를 영입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일은행과 산업은행도 최근 미국 IT컨설팅사인 EDS의 기술부문장을 역임한 현재명씨, 서송자씨를 각각 정보시스템 본부장(CIO)과 IT본부장(이사대우)으로 선임했다.

당초 전문가 영입에 부정적이었던 주택은행도 방향을 급선회, 지난달 윤종호씨를 인터넷 전략팀장으로 영입했으며 기업, 국민 등 대부분 은행들도 올 연말까지 관련분야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IT부문에 주력하는 것은 인터넷 금융거래의 기반은 전산시스템이고 이는 선진 기법도입과 선진 시스템 구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찮다.

2차 은행구조조정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은행들이 유사한 사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할 경우 자칫 예산낭비로 이어져 한푼이 아쉬운 국가경제에 큰 짐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이만식 정보기술검사국장은 “각 금융기관 경영진이 경영전략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놓고 이렇다 저렇다 할수는 없지만 최근 은행여건을 감안할 때 자칫 이중투자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영규 ykyi@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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