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22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특별 회견을 통해 은행 보험 등 금융권에 대한 획기적인 2차구조조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위원장은 이 과정만 끝나면 금융기관 부실로 인한 기업자금경색 악화현상은 더이상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위원장은 특히 은행권이 분기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에 신경을 쓰느라 주기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줄이는 바람에 금융위기설이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BIS비율 때문에 기업여신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위원장이 바라보는 우리금융시장의 문제점과 그가 갖고 있는 해결방안은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정부가 연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있는데도 금융시장 불안조짐은 쉽게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현 시장불안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R각 금융기관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 금융흐름을 경색시키는 주된 원인입니다．정부가 투신사와 종금사 등 각 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방안을 서둘러 추진 또는 발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시중 여유돈이 몰리는 은행권도 사정은 마찬가지예요．예금을 받아놓고도 BIS비율이 낮아질까봐 여신을 꺼리고 있습니다．그러다보니 BIS비율을 수정발표하는 분기 말마다 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곤 합니다．3개월주기로 금융경색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금융불안을 잠재우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특별히 생각 중인 복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지요．
�R정상적인 여신활동을 하더라도 은행BIS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이 있는지를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조만간 이에 대한 대책도 나오리라고 봅니다．어쨌든 투신,종금사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은행에 대한 합병방향이 구체화되면 금융기관들의 몸사리기도 줄어들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달 말과 다음달 초가 금융불안의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투신권의 채권시가평가제가 7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데다 합병을 앞두고 은행권이 BIS관리에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지요．고비를 잘 넘길 것으로 보시는지요．
�R정부가 연일 금융시장 안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입니다．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책을 모두 동원하고 추가적인 대책도 계속 모색하고 있는 만큼 더이상 자금경색이 심화되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특히 채권시가평가제와 관련해선 그 대상이 3조∼4조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불안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은행합병을 앞두고 노동계 등이 동요하고 있습니다．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R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앞으로의 구조조정은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게 되며 합병으로 인한 더이상의 인원감축도 없을 것입니다．은행합병과 관련,금융지주회사 방식을 동원키로 한 배경에는 추가감원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은행 합병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R일단 한빛,조흥은행을 섞어 한 은행으로 만든 다음 기능별로 다시 재분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한 지주회사 밑에 도매전담,소매전담,국제업무전담은행 등이 병존하게 됩니다．가능하다면 조흥,한빛은행과 대한생명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제1,2금융권의 대형금융기관을 한꺼번에 묶는 방법도 모색할 생각입니다．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겸업주의를 완벽하게 갖추는 새로운 형태의 대형 금융기관이 탄생하게 되겠지요．정부주도의 합병은 한빛,조흥 등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에만 국한되며 다른은행들의 합병은 전적으로 시장 자율에 맡길 생각입니다．
―은행합병을 제대로 진척시키려면 공적자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텐데요．
�R공적자금이 더 필요하면 언제든 국회에 가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입니다．그러나 기존에 조성한 64조원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이미 투입한 이 돈을 자꾸 회전시켜서 쓰면 됩니다．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한 채권 중 리볼빙되어 들어오는 자금과 자산관리공사 부실채권매각자금을 합하면 연내 20조원의 추가재원이 마련됩니다．은행에도 이미 2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은행주식 매각방안이 마련되면 여기서도 상당규모의 추가재원이 마련될 것입니다．
―주식 제3시장을 비롯한 증시 장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R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제3시장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금융구조조정이 빠르게 진척돼 거래소,코스닥시장이 살아나면 제3시장도 덩달아 활성화되겠지요．양도세면제 등 특별한 대책에 대해선 아직 검토되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금융전업자본 육성문제도 검토하고 있는지요．
�R그렇습니다．정부가 금융지주회사제도의 도입을 서두르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현 제도하에서는 공정거래법상의 규제 때문에 금융그룹 육성이나 합병에 어려움이 많습니다．그러나 금융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되면 합병,겸업화,금융그룹 성장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입니다．
/최원석 fnc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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