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입체진단1] 한빛-조흥-대한생명 합병

정부는 한빛은행과 조흥은행,대한생명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1,2금융권의 대형금융기관을 하나의 금융지주회사 아래에 함께 묶는 복합적인 대단위 합병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그러나 외부기관에 위탁경영을 맡겼거나 해외매각된 서울,제일은행과 외국인 대주주가 있는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정부주도 합병대상에서 일단 제외하기로 했다. 이들 3개은행은 독자생존 또는 자율합병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정부는 특히 올 하반기중 마무리될 2차 금융구조조정에서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도매금융) 전문은행을 더욱 많이 만들기로 했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22일 파이낸셜 뉴스와 단독으로 가진 창간 특별회견에서 이같은 새로운 내용의 금융기관합병방안을 밝혔다．이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정부는 한빛,조흥은행과 대한생명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1,2금융권의 대형금융기관을 동시에 묶는, 이른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복합 대단위 합병작업에 착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병시기는 국회에서 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는 7월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금융관련 최고위 당국자가 은행과 보험사를 한꺼번에 묶는 1, 2금융권 동시합병론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위원장은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되긴 했지만 외부기관에 경영을 위탁했거나 해외에 매각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합병대상에서 제외,독자생존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은행의 경우도 독일 코메르쯔 방크라는 외국인 대주주가 있는만큼 합병대상에 합류할지 아니면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할 지 여부를 자체 판단에 맡기겠다”고 설명했다.

이위원장은 한빛,조흥은행 합병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방침이 굳혀진 상태이며 여기에 대한생명 등 제 2금융권을 한꺼번에 묶는 문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빛,조흥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방식의 합병은 인원감축없이 이뤄질 것이며 각 금융기관을 살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은행권이 이에 반발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은행 합병작업은 일단 한빛 ,조흥은행을 완전히 섞어 한 은행으로 만든 뒤 지주회사와 도매전담은행,소매전담은행,국제업무전담은행 등으로 다시 분리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여기에 보험사까지 합치면 완전한 겸업주의까지 동시에 실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된다고 이 위원장은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국민은행을 비롯한 소매은행은 현재도 충분한 만큼 앞으로는 가급적 소매전담은행보다는 도매금융전담은행을 중점 육성,기업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고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의 증시침체와 관련 “아직 은행,투신,종금사 등 각 금융권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주된 원인이 있는 만큼 금융구조조정만 계획대로 잘 진전되면 주가도 덩달아 오르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연내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주식을 팔아 추가공적자금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는 것도 이같은 주가상승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 [e-mail] 최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