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순해진 '노가다'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3 04:41

수정 2014.11.07 14:15



건설현장의 ‘노가다’ 문화가 바뀌고 있다.
술과 도박,유흥 등 다분히 소비적이던 현장 풍토가 최근 운동·취미생활 등 자기계발의 생산적인 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현장 근무인력 대다수가 신사고를 가진 20∼30대, 이른바 ‘신세대’로 바뀌면서 현장문화도 그들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건설현장도 세대교체 바람을 막을 수는 없는일.여기에 IMF환란 극복을 위한 혹독한 구조조정이 현장 근로자들에게도 자기계발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한 몫했다.
건설현장은 기계화,품질고급화 등 질 위주로 재편되고 종사자들도 학력수준이 높아지면서 여유시간을 활용하는 반짝 아이디어도 다양하다.

쌍용건설 부산 녹산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공사 현장의 유길환 소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식은 으레 ‘술자리’로 시작됐고 ‘폭탄주’ 몇 잔을 돌리는 게 관행이었다.그러나 최근의 회식문화는 식사에 반주 한 두잔 정도가 고작이며 나머지 시간은 볼링 테니스 족구 등의 운동으로 단합을 다지거나 취미생활,자기계발 등에 투자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의 현장문화는 본사 근무보다 더 건전한 편”이라고 자랑했다.

같은 현장의 김형규 대리도 “과거에는 지나친 술자리로 정작 근무에 지장이 많을 정도였다”며 “이런 패턴변화는 다른 회사,다른 현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노가다’는 본래 일본말 ‘가다(정해진 틀)’ 앞에 영어 ‘NO’를 붙여 만든 합성어. ‘정해진 틀이 없이 불규칙한 생활을 한다’는 부정적인 용어다.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을 일컬어 불리기 시작해 세월이 지나면서 건설업체 현장직원, 나아가 건설업계 종사자 모두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돼 버렸다.

기존의 ‘노가다’라는 의미는 머지않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훈식 poongnu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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