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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시장부양불구,자금시장급랭


“기업에 돈을 빌려줘도 떼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회사채를 사든 CP(기업어음)를 사든 할게 아닙니까.”(리젠트종금 정모과장)

“당장 H, S그룹 부도설이 자금시장에 파다한데 신용파악도 제대로 안된 중소업체의 채권, 어음을 산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한국투신 이모 부장)

정부가 최근 채권전문펀드(10조원) 조성, 종금사 자금지원 등을 골자로 한 자금시장 안정대책을 잇따라 내놓았으나 일선 자금 중개시장(은행,증권,투신,종금)은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은행들은 6월말 반기결산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풀가동,위험성이 높은 회사채나 CP매입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증권, 투신사도 보유중인 회사채나 CP를 쉬지 않고 시장에 매각하는 등 부실채권 털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금사는 아예 개점휴업 상태다. 임박한 추가 퇴출을 앞두고 ‘생존전략’을 짜느라 자금시장에 신경쓸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이 때문에 기업에 돈을 돌려야 할 자금시장은 아직도 극심한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은행창구 닫혀 있다=은행들은 6월말 반기결산,BIS 비율, 합병 등을 앞두고 무엇보다 자기자본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BIS 비율산정시 거의 100%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향후 합병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는 회사채나 CP매입을 기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일부 은행은 A급 중에서도 초우량 채권(4대그룹 우량 계열사+극소수 중견 우량기업)만 매입하는 등 자금시장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대출 역시 실행일을 다음달로 미루는 등 돈줄을 닫아 놓고 있다.

H은행 임모 차장은 “은행의 가장 큰 관심사는 건전자본 확충을 통해 BIS비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향후 합병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라며 “BIS비율 산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회사채,CP매입에 적극 나설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증권,투신도 움직이지 않는다=회사채나 CP를 창구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상품에 편입시켜 수익증권 형태로 발매하는 증권, 투신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살만한 채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사서는 안되는 상품만 시장에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관들은 채권, 어음 중개기능이 아예 중단된 상태며 기존 펀드에 편입된 부실징후 채권을 ‘털어내기’에 고심하고 있다.

S증권 이모 지점장은 “정부가 장?^단기 자금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일선 창구에서 느끼는 체감지수는 극도의 불안감만 약간 진정된 정도일 뿐”이라며 “영업점에서 회사채나 CP 할인을 받거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종금 자기사정이 더 급하다=종금업계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당장 종금사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자산실사가 7월로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대부분의 종금사들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생존전략’을 짜내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채, CP 할인이나 구입 채권을 자산운용사에 판매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대부분 종금사들은 정부 발표이후에도 채권거래 중개기능이 거의 마비된 상태다.

리젠트종금 정모과장은 “회사채, CP 등은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부 종금사는 BIS비율이 20%를 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 ykyi@fnnews.com 이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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