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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비상… 세계경제 먹구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3 04:41

수정 2014.11.07 14:14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세계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합의 물량에 실망한 시장에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주변에서는 ‘유가 40달러 시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석유값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경우 미국을 시발로 주요국에 인플레가 유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연쇄 금리인상으로 이어져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2일 국제유가는 사흘 연속 크게 올랐다. 뉴욕상품시장의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2센트(2.6%) 올라 32.1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시장의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82센트 상승한 30.1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OPEC는 지난 21일 빈에서 회원국 석유장관회의를 열어 7월부터 하루 70만8000배럴을 증산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만한 증산물량으로는 현재의 지나친 유가 오름세를 잠재울 수 없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기름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뉴욕 소재 알라론 석유거래회사의 분석가인 필 플라인은 AP통신과의 회견에서 “OPEC 생산량이 지금 수준에서 굳어질 경우 이번 여름에 유가는 사상최고 수준인 배럴당 4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투자금융회사 JP모건의 윌리엄 브라운 수석연구원은 “올 하반기까지 유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 며 유가고공비행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인플레가 심화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인상을 단행할 태세다. 국제유가의 급등은 무엇보다 세계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을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2일 고유가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 여파가 미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배럴당 25달러대가 석유회사의 이익을 보장하면서 소비도 적정수준으로 유지시키는 합리적인 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중서부 지방에서는 이날 휘발유값이 갤론당 2.36달러까지 치솟았다.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 운행이 피크를 이루는 이번 여름이 미국 물가의 향방을 가름한다는 점에서 금융전문가들은 유가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행정부에 호응하듯 미 의회는 OPEC를 미 연방법원에 제소하는 법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미 하원 대외관계위원회 벤 길먼 위원장(공화, 뉴욕)은 OPEC를 미 연방법원에 제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리 로드리게스 OPEC의장은 석유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OPEC가 추가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오는 9월각료회담에서 추가 증산이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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