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바다를 알면 세계가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3


한반도가 세계 중심이다.해양수산부가 지난 96년 출범하면서 내세운 기치였다.세계 지도를 거꾸로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정기선 무역항로와 유라시아대륙의 관문에 자리잡고 있다. 육지면적의 3.7배에 이르는 경제수역을 가진 데다 연간 100조원대의 가치를 가진 해양생태계도 있다.해양수산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늘이 허락한 셈이다.
정부는 새천년을 맞아 신이 내린 선물,바다를 무대로 ‘장보고의 꿈’을 다시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확정한 해양개발기본계획(Ocean Korea 21;이하 OK21)이 꿈의 실현을 위한 프로젝트다.OK21은 해운,항만,수산,해양환경 등 전 분야에 걸쳐 2010년까지 실천 계획과 2030년까지 장기 비전을 담고 있다. 새로운 해양패러다임을 염두에 두었다. OK21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해양수산부문은 초등학생의 그림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현실이 된다.형형색색 크레파스로 덧칠된 그림엔 우주선을 닮은 해저광물 채광 차량이 바다밑을 유영한다.생선 목장이 있고 대형 컨테이너선이 자동차만큼 빨리 달린다
�A해운 항만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로 육성=해운 항만부문 선두주자인 홍콩,싱가포르가 벤치마킹 대상이다.홍콩 싱가포르는 해상 수송의 ‘황금알’인 환적화물 처리로 해운항만 강국이 됐다.자체 수출입 물동량보다 제3국을 오고 가는 환적화물을 처리해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환적컨테이너 화물 처리 실적은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기준으로 166만개. 98년에 비해 22.5%나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73만개를 처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3%나 늘어난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정부는 부산항과 광양항을 관세자유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두 항구는 환적컨테이너 화물 유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부산항과 광양항을 동북아지역의 허브(HUB·중심 항만)로 만들겠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장기적으로 부산항과 광양항을 펜타포트(Pentaport)형 항만으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펜타포트는 물류,정보기능에다 비즈니스,레저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부가가치 창출 항만을 일컫는다.평택항,목포신외항,포항 영일만신항 등 6개 권역 거점 항만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A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같은 한우라도 방목한 소의 육질이 좋다고 한다.생선도 마찬가지다. 양식보다는 자연산이 상품가치가 높다.생명공학의 발달로 이제 생선도 바다목장에서 방목의 형태로 키울 수 있다.키우는 생선이지만 자연산인 셈이다.

바다목장은 인공유전자로 돔,광어,우럭 등 각종 어패류 치어를 양산하고,음파로 통제되는 울타리 없는 목장이다.
특정 음파를 발생시켜 울타리가 없어도 고기가 도망가지 못한다.이 때문에 바다목장 조성사업은 제2의 녹색혁명사업으로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남 통영시 산양면 앞바다에 바다목장을 건설 중이다. 석?박사급 120명을 투입,수중림을 조성하는 등 6000평 규모의 바다목장을 오는 2006년 조성할 계획이다.통영목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남 서해안,제주도,동해안에도 바다목장을 추가로 건설한다.장기적으로 연안 3해리 전역에 바다목장을 만들기로 했다.2010년까지 연안 3해리를 일명 아쿠아벨트(aqua belt)로 지정할 계획이다.

�A해양자원개발=에너지 광물 개발도 육상 중심에서 해양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바다밑이 각종 광물 및 에너지원의 보고인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도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태평양 심해저(클라리온?일명 C-C광구?그림 참조) 자원은 시장가치로만 15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이 사업을 주도하는 한국해양연구소는 미국 지질조사소와 지난 1989년 공동탐사를 시작했다.1991년 단독탐사를 거쳐 94년 유엔에 세계 7번째로 광구 등록을 마쳤다.

이 때 등록한 면적이 15만㎢.남한의 1.5배가 넘는다.지금까지 조사에 따르면 C-C광구의 주요 부존자원은 망간 단괴(鍛塊).망간단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니켈과 망간 코발트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바닷속 ‘노다지’다.주요 자원 매장량은 약 4억t이며 이 중 50% 가량이 채광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경제적 가치는 망간과 니켈이 각각 600억달러,코발트가 300억달러로 모두 1500억달러(150조원)대로 추산된다.

정부는 2010년부터 연간 300만t 상당의 전략 금속을 생산할 예정이다.
가치로 따지면 1조원에 이른다.이를 위해 수심 5000m 해저에서 작업할 수 있는 채집차량 등 채집장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7t 규모의 채집 차량은 이미 설계를 마쳤다.

/ sooyeon@fnnews.com 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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