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밀레니엄 생활혁명] 말 한마디면 척척 '알라딘 주택'-미리보는 인공지능 아파트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3


지능을 가진 살아있는 주택.주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지하고 수시로 건강을 체크해 주치의에게 보고한다.냉장고가 고장나면 자동으로 AS센터에 연락,수리한다.
한여름 피서에서 돌아오는 길 공항에서 휴대전화로 에어컨을 가동시켜 집의 실내기온을 조절한다.말 한마디로 음악이 켜지고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설비를 자유자재로 가동한다.집이 비어 있을 때 방문객이 오면 주인에게 자동연락되고 우편물도 자동접수한다.
21세기 미래형주택,주거생활의 개념이다.상상이 아니다.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안에 실현될 평범한 주거생활의 한 단면이다.
◇인공신경망지능주택시스템=2010년 주택설계도에는 사람 아닌 기계를 위한 방이 별도로 마련된다.방이라야 1평 미만의 좁은 방이다.이곳에는 ‘홈서버’라는 주택의 두뇌가 설치된다.실내 곳곳에는 주인의 활동을 감지,인식하는 센서가 집 크기와 용도에 따라 적게는 30개,많게는 70개 정도 달려 있다.
말 그대로 신경망이다.신경망을 통해 일정기간 주인의 활동이 감지돼 홈 서버로 전달되고 홈서버는 이를 토대로 주인의 활동상황을 인식,주인의 동선에 따라 생활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인이 물 마시러 갈 시간이면 정수기가 주인이 좋아하는 정도의 온도를 조절해 준다.거실 소파에 앉으면 뉴스시간에는 TV가,그 외 시간에는 음악이 흘러 나온다.

인공신경망 지능주택시스템은 주인이 생활하는 과정에 필요로 하는 서류나 안경 등 생활용품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뒀다 주인이 이를 찾지 못할 때 챙겨 주기도 한다.옷을 갈아입다 안경을 옷장에 두고 안경을 찾지 못할 때 센서를 통해 인식한 지능시스템이 안경있는 곳을 가리킨다.

◇음성인식시스템=미래주택시대에는 가전제품을 켜기 위해 복잡한 컴퓨터나 리모컨이 필요치 않다.홈서버가 주인의 음성을 인식해 음성만으로 조명,가전제품,냉·난방,환기,방범 등 모든 가전제품 및 시스템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음성인식주택은 전화,비디오,TV,인터넷,키보드 등이 장착된 웹 비디오 폰을 거실,안방,주방 등에 각각 설치해 놓고 이를 통해 외부에서 휴대전화,전화 등으로 집안의 모든 기능을 통합 관리한다.

웹비디오폰은 주인의 건강까지 세밀히 체크해 주치의에게 자동으로 전달한다.비디오폰 앞에서 ‘건강체크’를 외치면 주인의 얼굴색,호흡,맥박 심지어 입냄새까지도 감지해 이상이 있으면 주인과 주치의에게 알린다.

주인의 건강관리는 화장실에서도 이루어진다.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으면 맥박 체온 적혈구 체중 변화 등을 감지하고 용변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크로스체크한다.

가전제품은 웹비디오폰과 연결된 자동기능체킹시스템이 설치돼 이상이 있으면 즉각 서비스센터에 연결,수리한다.

◇실버·장애인 주택=첨단의 전자설비를 기반으로 기능을 한층 향상시킨 실버·장애인 주택이 등장한다.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또는 노인이 욕실에 앉아 있으면 자동으로 목욕시켜주는 전동식 욕조가 설치된다.화장실을 원할 때는 침실에서 욕실로 연결된 리프트를 타고 오가고 주방,현관 어디로나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주방가구 세면대 높이 등 각종 가구는 장애정도를 감안한 인체공학적 설계로 제작한 제품이 설치된다.

◇건강 주택=마감자재는 화학제품이 사라지고 천연자재로만 사용한다.건강 주택에 사용하는 페인트도 야자수 등에서 뽑은 식물성 천연페인트가 사용된다.

건강 주택에는 산소방에서 24시간 신선한 고농도 산소를 생산,실내로 불어넣는다.또 실내공기를 자동인식,환기해 주는 지능형 환기시스템이 가동되고 고성능 정수기를 통해 활력수가 제공된다.

주거공간의 부문별 기능도 혁신을 가져온다.

주방에는 네크워크 전자레인지가 주인의 건강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365일 건강식단을 제공한다.또 네트워크 냉장고가 설치돼 냉장보관 내용물의 신선도를 확인하고 내용물이 모자라면 자동으로 인근 슈퍼마켓으로 연결돼 물건을 채워 놓는다.

베란다에는 직사광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솔라부스가 설치돼 실내에서도 일광욕을 할 수 있다.

서재에는 네트워크 학습기가 설치돼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쌍방향 학습이 가능하고 멀티미디어 통신망을 통해 영상,애니메이션,음성,테스트 등의 방법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식당에는 생활정보 단말기가 설치돼 메모기능과 생활정보,에너지관리모니터,홈오토메이션 제어관리시스템 등을 작동시킨다.

침실에는 바이오센서가 내장된 전자 건강검사 단말기가 설치돼 원격진료가 가능하다.측정데이터는 주치의에게 실시간으로 통보된다.

욕실에도 건강관리시스템이 설치돼 체중 체지방 당뇨 등을 체크하고 건강욕조 체력단련기와 신체부위를 자동 세척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환경친화형 주택=지금의 소극적인 환경아파트를 뛰어넘는 다양한 환경기법이 도입된다.

집주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에너지를 자동조절해 주는 에너지절감형 아파트,소음·열·빛의 성능을 자동조절하는 음·열·빛 성능조절아파트,오염 및 유해환경을 차단하는 환경오염방지시스템,각 가구 내 쓰레기 자동처리 시스템 등 다양한 지능형 설비가 갖추어진다.

◇개성화 주택=아파트 기본골격만 갖춘 채 분양하고 인테리어는 계약자의 취향에 따라 꾸미도록 하는 마이너스 옵션과 실내구조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가변형주택도 등장한다.

‘맞춤형주택’으로 불리는 마이너스 옵션 및 가변형주택은 지금까지 공동주택의 획일성을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마이너스 옵션의 선택 범위도 실내 전체에서부터 안방,거실,주방,욕실 등으로 구분돼 필요한 부분만 선택하는 형태도 나올 것이다.가령 안방은 원룸형을 선택할 수 있는가하면 서재와 겸해 사용할 수도 있고 취미실로도 연출할 수 있는 다기능 주택이다.

아파트구조체는 벽식 구조에서 탈피,가변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기둥식 골조 설치가 활성화된다.기둥식 아파트건설이 활성화되면 재건축으로 멀쩡한 아파트를 허무는 낭비를 줄이는 한편 아파트 리모델링도 한층 활성화된다.환경오염도 그만큼 줄어든다.

실내에 유해가스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된다.유해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 중 핵심은 우선 인공자재 사용을 피하고 대신 천연자재의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이다.벽체 도색에 사용하는 화학페인트를 영구적인 야자유 등 식물성 천연원료로 바꿔 사용한다든가,바이러스를 공기로 살균하는 에어 샤워실을 갖춘 무공해주택도 나온다.

고령화,독신화 추세에 따라 독신자를 위한 일실(원룸)주택,개별적 주거생활이 보장되면서 필요에 따라 부엌 등을 함께 쓸 수 있도록 주민공유공간을 제공하는 공유 집합주택도 조만간 선보인다.

30년쯤 뒤에는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되는 캡슐하우스가 선보인다.우주시대,레저시대에 걸맞게 집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다.이 집은 회전구조로 설계돼 버튼 하나로 방이 사무실이나 욕실,침실 등으로 구조가 바뀌는 꿈의 주택이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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