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밀레니엄 생활혁명] 세계가 한뼘 …서울∼뉴욕 100분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3


“2030년 6월23일.K사에 근무하는 김과장은 아침 일찍 여의도 본사에 들른 뒤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며칠 전 뉴욕의 현지 바이어와 오찬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뉴욕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업무를 끝낸 김과장은 이날 다시 서울행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오늘 저녁에는 모처럼 가족과 외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머지않아 심심찮게 보게 될 세일즈맨들의 일상이다.세일즈맨들은 더 이상 미국의 바이어들을 만나기 위해 장기 해외출장을 떠날 필요가 없다.극초음속(하이퍼소닉)항공기,초대형기 등의 등장으로 세계 곳곳이 ‘1일 생활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10년에는 음속수준의 600인승 초대형항공기가 실용화되고 2020년쯤에는 마하 4∼5 이상의 초음속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특히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LLNL)는 올들어 5억달러를 들여 마하 10(음속의 10배,시속 1만732㎞)의 속도로 나는 차세대 극초음속 비행기 개발에 본격 나선 상태.이 프로젝트가 성공만 한다면 뉴욕-파리 구간은 불과 40분이면 주파하게 되고 뉴욕과 서울도 1시간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지상,해상에서도 ‘꿈의 속도’를 내는 교통수단의 출현이 예고된다.
무엇보다 오는 2010년쯤에는 시속 500㎞의 자기부상열차가 등장할 전망이다.자기부상열차는 자력으로 주행하는 궤도 차량.그런 만큼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고 속도의 장벽을 넘을 수 있다.일본의 MLX나 독일의 트란스라피드는 시속 450㎞ 이상의 초전도 자기부상 열차를 개발 중이다.미국은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는 시속 150마일의 자기부상 열차를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바다에도 제트엔진과 날개를 장착한 비행기형 초고속 선박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 교통수단의 또 다른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지능형 자동차’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점이다.20년 후에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행하는 첨단 자동차가 나올 것이라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견해다.국내는 물론 선진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이같은 ‘꿈의 자동차’를 현실화하기 위해 갖가지 첨단 전자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행선지만 입력하면 위치정보를 수신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자동운행장치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전자 변속기,홀로그래피를 이용한 입체식 계기판 ▲전방의 물체를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추돌방지장치 ▲위성을 이용해 차량의 현위치에서 최단거리로 이동하는 차량항법장치 등이다.

또 도시의 도로상황이 지능화돼 교통정체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첨단교통시스템도 등장,교통체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자동차 연료도 청정연료로 완전 대체된다.전기 및 태양광에너지 차량은 물론 메탄올,에탄올 등의 액체연료와 천연가스,수소 등을 연료로 하는 무공해 차량이 대중화될 전망이다.차체 무게가 가벼울 뿐더러 부식도 되지 않는 세라믹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가 선보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일부 미래학자들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류는 ‘문화적 회귀성’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자건거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이와 함께 미래의 항공기는 과학기술 수준에 따라 개발·이용속도가 차이가 나는 만큼 국가간 격차가 불가피하며 일부 특정계층만을 위한 교통수단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규석 lee200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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