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종금사,구조조정 앞두고 진로모색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2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눈앞에 둔 종금사들의 생존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더 이상 주춤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린 종금사들은 투자은행으로의 업종전환을 통한 독자생존과 증권 또는 은행과의 합병 등 크게 두 갈래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특히 모그룹을 두고 있는 일부 종금사들은 계열 금융기관과의 합병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종금사들의 잇따른 변신과 이에 따른 종금업계의 해체가 시작된 것이다.


◇종금사들 합병과 독자생존으로 큰 윤곽 잡아=동양종금은 모그룹 계열사인 동양증권과의 합병을 사실상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동양종금 관계자는 “현재 동양종금 업무의 3분의 2 가량이 증권업무”라며 “동양증권과의 합병이 가장 유력하며 상승(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당초 금융시장이 안정된 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2∼3년 뒤 합병할 계획이었지만 이보다 일정을 앞당겨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그는 또 “동양종금의 경우 그룹 산하 계열사들이 많기 때문에 합병 시나리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합병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종금도 22일 주주총회를 통해 대주주인 하나은행의 자회사로 진용을 가다듬었다. 김인주 전 사장은 이날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지만 한국종금은 하나은행 종합금융그룹의 자회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울산종금도 모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과의 합병이 유력시되고 있고 중앙종금은 늦어도 내달까지는 제주은행과 합병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불종금은 투자은행으로 전환한뒤 독자생존한다는 생존전략을 마련했다.한불종금은 이를 위해 기관상대의 도매금융쪽에 영업력을 강화, 기존 금융기관들과 차별화를 꾀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금호종금도 광주은행과의 합병설 헤프닝 이후 독자생존을 공식 확인했다.변정석 기획팀장은 “앞으로 진로모색을 놓고 여러 안을 검토한 결과 금융기관과의 합병이나 흡수통합은 시너지가 없다고 결론났다”며 “독자생존으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리젠트종금도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없다고 잠정 결론짓고 독자생존할 것으로 전해졌다.한스종금도 스위스계 은행들이 대주주로 있어 신인도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 홀로서기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지원에도 불구, 종금사 살아남기 힘들 것=그러나 앞으로 종금사의 미래는 밝지 하다.정부의 종금사 지원방안 역시 일시적 미봉책으로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창호 포스코경영연구소 금융센터 수석연구위원은 “100% 신용위험에 노출된 현재의 경제환경에서 신용대출로 영업기반을 다져왔던 종금사들이 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설사 살아난다해도 상당수는 경쟁력이 떨어져 생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CP(기업어음) 할인 업무와 같은 종금사들의 기존 영업분야도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이게 돼 종금사들의 독자생존은 현실성이 없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성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도 “종금사들은 결국 대형은행이나 증권사에 흡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당장의 유동성위기를 넘기려는 응급처치에 불과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종금사들은 이미 경쟁력을 거의 상실해 일시적 유동성 지원으로는 치유가 될 수 없다며 옥석을 가려 정리해야 할 것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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