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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월가의 족집게들…애널리스트 애비 코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2


지난 23일 하룻동안 19% 이상 떨어진 아마존의 주가 폭락이 애널리스트(투자분석가)들의 말 한마디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드러나자 월가가 이들 분석가의 ‘입’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 월가가 가장 주목하는 분석가는 골드만삭스 투자정책위원회의 공동의장직을 맡고 있는 애비 조셉 코헨(48·여). 그녀는 미 기업들의 활동내역과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변수들을 면밀히 분석한 다음 이를 토대로 주식과 채권투자의 비중,현금 확보율,우량 기업선정 등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골드만삭스의 전세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그녀의 말 한마디는 최근 불안한 장세가 계속되는 월가에서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보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

미국의 경제전문 온라인 신문 ‘스마트 머니’는 최근 발표한 ‘월가의 베스트 분석가 12인’에서 코헨을 단연 이 시대 투자분석 분야 최고의 현인(Pundit)으로 꼽았다. 코헨의 예측과 분석은 정확하고 시의적절해 적중률이 7할3푼3리에 달한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FRB의 금리인상,채권 수익률,그리고 주요 기업의 주가 동향 등 수 없이 쏟아지는 각종 시장 지표에서 그의 예측은 가히 ‘족집게’ 수준이라는 평가다.
월가의 전설적 영웅인 타이거 펀드의 줄리안 로버트슨마저 “솔직히 (증시를 이해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돈을 맡아 관리할 수 없다”는 고백을 남기고 월가를 떠난데다,버크셔 헤더웨이 펀드의 워렌 버핏 역시 명성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활약상은 독보적이다.

코헨를 이어 페인웨버스의 에드워드 케르스너 (7할3리),푸르덴셜 증권의 랠리 아캄포라 (6할2푼1리),오브리 랜스턴의 데이비드 존스 (5할8푼2리),그룬탈의 조셉 바티파글리아(5할7푼8리) 등이 뒤를 잇지만 예측의 정확도면에서 그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도대체 코헨의 예지는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일까. 그녀는 월가에서 이른바 ‘퀀트’(quant)라 불리는 계량분석가다. 코널대 시절 경제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뒤 70년대 FRB에서 일하면서 계량분석에 따른 인플레이션 예측모델을 수립했다. 대표적인 시장강세론자로 알려진 코헨은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미기업들이 엄청난 기술투자를 통해 가격인상없이 이익을 창출하는 신경제 모델 수립에 성공하며,베이비 붐 세대(1945∼65년생)가 나이가 들면서 노후대책을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90년대 미국증시의 강세를 일찍부터 예언,‘주식회사 미국’의 증시활황에 일조했다. 지난해 9월말 금리인상설과 달러 하락으로 한 주 동안 다우존스지수가 524 포인트(5.2%)나 떨어졌던 뉴욕증시가 그녀의 ‘뉴욕증시 저평가’ 발언으로 89 포인트 반등한 것은 그녀의 파워를 짐작케 해 주는 대목이다.
또 지난 3월에는 첨단기술주의 고평가를 경고하면서 주식 보유비중을 낮추라고 권고해 사흘 동안 나스닥지수를 500 포인트(10%)나 끌어 내렸으며,지난 5월 16일 FRB의 금리인상 발표와 관련해서는 미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예언해 증시의 반등세를 촉발시켰다.

코헨은 올해의 증시 전망에 대해 다우존스 지수 1만2600,S&P 500 지수 1575 고지 달성 등 강세론을 견지하고 있지만 나스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첨단주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숨고르기기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 wall@fnnews.com 성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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