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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게놈지도를 밝힌다…유전자지도 완성·의학 대혁명 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2


1. 게놈연구의 의미와 향후 전망

‘인간유전자지도’ 초안이 완성됨에 따라 사람을 구성하는 기본단위가 무엇인지 알수 있는 시대가 됐다.인간 게놈의 해독은 각종 암을 포함해 인류가 앓고 있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규명함은 물론 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게놈지도 초안 작업에서 국제적인 공공게놈연구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미국의 민간 게놈연구기업인 셀레라 제노믹스사 사장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게놈이 미래의약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북미와 유럽의 생명공학자들은 벌써부터 유전자라는 산맥에서 금을 캐기 위해 수십억달러가 걸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번 연구사업은 30억개에 이르는 인간의 염기배열 구조를 밝혀내는 일이다.어느 염색체 또는 어떤 염기서열에 어떤 유전정보를 가진 염기가 존재하는가를 밝혀내는 연구다. 그러나 이번 발표와 관련 과학자들은 게놈프로젝트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인간 유전자지도가 공개된 이후 유전자 기능을 모두 해독하는데 20∼30년은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길게 예측하는 과학자들은 한세기를 전망하기도 한다.

이는 ‘23층의 건물속에 들어갈 10만개의 물품이 무엇인가를 알아낼 정도’인 셈이다.이제 유전자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유전자 하나하나의 기능을 밝혀내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정유전자의 기능을 연구,유전자 질병의 원인을 규명해내는 것이 다름아닌 기능 유전체 연구다.이 연구는 이미 알고있는 유전정보로부터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가를 추적하고 그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밝혀내는 것이다.현재까지 기능이 밝혀진 단백질은 10만여개 단백질 유전자 가운데 9000여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유전자지도 초안 완성과 관련,성급한 과학자도 없지않다.영국의 존해리스 박사는 25일 선데이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인간은 곧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래 살 수 있게 될 것이며 1200년을 살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자지도의 완성은 예측의학시대를 예고해 준다. 현대의학이 질병발생 후 대처하는 치료의학이라면 게놈혁명이 몰고온 변화는 질병을 미리 알아내 대비하는 예측의학인 것이다.즉 맞춤형 의약품산업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재생 불가능한 장기를 대치하는 인공장기기술이 발달하는가 하면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유전자치료법이 등장할 것이다.또 노화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밝혀냄으로써 인간의 수명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간게놈 해독은 긍정적인 측면 이외에 부정적인 면도 적지않다.
특히 유전자 정보조작이 가능해져 복제인간의 탄생도 우려된다. 이 경우 종교적,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는 인간게놈과 관련된 정보를 가진 새로운 강대국과 그렇지못한 약소국으로 양분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sung@fnnews.com 박기성
2.국내 게놈연구현황

국내의 게놈연구는 지난해 12월 ‘게놈기능분석을 이용한 신유전자 기술 개발사업’이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되면서 연간 100억원의 정부 지원하에 10년동안 추진된다.생명공학연구소를중심으로 펼쳐지는 게놈연구는 한국인과 관련된 특정유전자를 발굴·분석하고 이에대한 정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생명공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게놈연구는 한국인과 관련된 특정유전자를 발굴·분석하고 이에대한 정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10대 암 가운데 위암과 간암이 가장 많은 점을 감안, 한국인 특이 SNP(단일염기변이) 발굴에 주력한다는 것이다.또한 관련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는 한편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의 유전체 연구도 수행한다. 사업명칭도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으로 이미 변경됐으며 사업단의 명칭도 7월 1일부로 ‘인간유전체연구사업단’에서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유향숙박사)으로 변경된다.

국내 게놈연구사업은 3단계로 구분, 추진중이다.1단계인 오는 2002년까지 핵심기반기술 및 주요 신규 목표유전자를 확보할 방침이다.2단계인 2005년까지는 신규목표 유전자의 기능을 상세히 규명하는��한편 핵심기술은 기업에 이전할 방침이다.마지막 단계인 2010년까지 신규의약품을 생산하고 진단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3.용어해설

◇게놈(genome)

우리말로 유전체를 의미한다.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한 생물체가 지닌 유전정보의 총체다.30억쌍의 유전정보가 담겨있는 46개 인간 염색체 세트를 의미한다.

염기서열을 스펙트럼 형태로 모형화하면 유전자 구성부분과 유전자 미 구성부분으로 구분된다.유전자 구성부분은 부모를 닮은 유전형질로 대물림하는 부분을 일컫는다.유전자 미 구성부분은 그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다.

◇DNA(deoxy nucleic acid)

아데닌(A)·티민(T)·구아닌(G)·시토신(C) 등 네가지 염기가 조합된 2중 나선형 구조의 생체고분자다.인체의 경우 이들 염기가 짝을 이루는 조합 수가 30억∼31억개나 된다.사람의 세포에는 2m 가량의 DNA 사슬이 들어있는데 모든 세포의 DNA를 합치면 달까지 수 만번 왕복할 수 있다.

◇염기서열

4종류의 염기 즉 A·T·G·C 가 배열된 순서를 말한다.이 염기서열의 종류와 순서에 의해 생김새와 특징이 결정된다.염기서열의 차이는 0.1% 정도로 1000개 중 1개만 달라도 생물학적 특성이 달라진다.

◇SNP(단일염기변이)

SNP는 인간 유전자의 30억개 염기서열 가운데 개인편차를 나타내는 한개 또는 수십 개의 염기변이를 말한다.유전자로 따지면 대략 1000개당 1개의 변이가 나타나는데 같은 질병이라고해도 발병원인,치료제, 잘 맞는 음식이나 약 등의 개인편차는 모두 SNP의 차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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