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발표 1분기 자금동향…돈이 돌지 않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2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 동향’은 최근의 극심한 자금흐름 경색과 기업자금난이 1·4분기중에 이미 예고돼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금융권은 투신·종금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멈추지 않으면서 사실상 이때 자금공급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반면 기업들은 경기호황을 과신하고 설비투자를 대폭 늘렸으나 2금융권에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만기연장이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에 직면하게 됐다.6월 들어서는 은행들마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돈줄을 더 조이는 바람에 기업들은 손 내밀 곳을 찾기가 불가능해졌다.

◇투신·종금의 자금 이탈=1?^4분기중 투신사 수익증권은 21조6700억원,종금사 수신고는 1221억원이 줄었다.개인투자자들이 수익증권에서 빼낸 돈은 10조2800억원이다.이렇게 빠져나간 돈은 대부분 은행 예금으로 들어갔다.이 기간동안 금융기관 예금은 36조원이 늘었다.이중 저축성 예금이 24조원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2월중 대우채 환매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자금순환에는 심각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자금의 블랙홀=1·4분기 금융기관 예금 증가분 36조 가운데 대부분은 은행의 저축성 예금이다.5월까지는 은행들이 이렇게 늘어난 예금고를 바탕으로 제2금융권의 줄어든 자금공급 기능도 대신해 줬지만 6월부터 사정이 달라졌다.반기결산을 맞은 은행들이 BIS비율 높이기에 주력하면서 대출창구를 닫고 회사채와 CP 인수도 극도로 삼갔기 때문이다.

정정호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0대그룹 계열사와 중소기업의 중간에 있는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이 특히 심각하다”고 밝혔다.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은 더 늘어나는 등 자금공급이 비교적 원활했고 2·4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의 설비확대도 자금난 원인=2금융권의 자금 공급기능이 마비돼 가던 1·4분기에 기업들은 경기호황만 너무 믿고 설비투자 확대를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려 썼다.1·4분기중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는 24조6000억원이 늘어났다.전분기의 증가분 7조7000억원보다 3배이상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업들의 사업확장 의욕을 2차 구조조정을 앞둔 은행들이 뒷받침해줄 만한 형편이 못됐다.
한은은 은행들이 BIS 부담에서 벗어나는 7월부터는 기업자금 지원이 다시 원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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