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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향방…그린스펀 가방에 전세계 시선 집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6 04:42

수정 2014.11.07 14:12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가방이 이번엔 얼마나 두둑할까.

27∼28일 FRB의 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전세계 증시 투자가들의 눈이 그린스펀 의장의 가방에 쏠려 있다.

가방이 두둑하면 그안에 자료가 가득 담겨 있을 테고,이는 곧 그린스펀이 금리를 올릴 지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아무래도 이번엔 가방이 두둑할 것 같지 않다. 투자가들의 단순한 기대가 아니다. 미국 경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각종 경제지표가 연착륙(Soft Landing)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낳기에 충분하다.

FRB 이사를 역임한 라일 그램리는 실업률이 오르고 산매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FRB가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은 62명의 전문가를 상대로 금리 인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48명이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해 시장의 견해를 대변했다.

줄줄이 발표될 주택관련 지표도 하나같이 경기 둔화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전미부동산협회가 27일 발표할 5월 기존주택 판매나 상무부가 29일 내놓을 신규주택 판매 모두 1% 하락이 예상된다.

종래 주택 판매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려왔다.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실업률과 주식시장에서 쉽게 번 ‘이지머니’가 뒷받침이 됐다. 지난해 기존주택 판매는 총520만채로 기록을 경신했다.

27일 콘퍼런스보드가 공표할 6월 소비자자신감 지수도 5월 144.4에서 6월 140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인플레 방어를 지상목표로 삼는 깐깐한 그린스펀 의장이 고유권한인 금리 결정권을 손쉽게 포기할 지는 미지수다.

미 경제의 큰 흐름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몇몇 구석에선 아직 과열 기미가 여전하다. 상무부가 28일 내놓을 공장주문 지표는 4월 6.4% 하락에서 5월 2.8% 상승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또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잘 나가는 개도국 수준인 5.4%에 이를 전망이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도 우려할 대목이다.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를 훌쩍 넘어선 데 이어 40달러선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당연히 물가를 압박하게 된다.

그러나 100% 독립권을 행사하는 그린스펀도 곧 있을 대통령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의 일부 하원의원은 최근 FRB에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건의서에 서명한 16명 중 한명인 데이비드 보니어 의원은 “경기하락세와 실업률 증가가 이미 시작됐으며 인플레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 며 “금리인상으로 타격을 입을 빈곤층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회의는 무사히 지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8월 22일 다시 열리는 FOMC에서 그린스펀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그만이 아는 일이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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