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밀레니엄 파워그룹-금융계] 투자요? 여자하기 나름이죠!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7 04:42

수정 2014.11.07 14:11


“21세기에는 개인의 능력과 성과가 조직에 묻혀버리는 사무직보다 눈에 잘 띄는 전문영역에서 여성들이 파워그룹을 형성할 것입니다”
문유경(42)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금융계에서 우먼파워가 날로 강해지는 것은 시대흐름상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한다.전문화돼가는 금융업종의 성격상 여성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 중의 하나가 금융권이라는 것이다.문위원은 금융업종의 특성과 여성의 속성이 여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일치했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일찍부터 이 업종에 진출해왔다고 분석했다.
“부드럽고 섬세한 서비스업종의 특성상 여성들의 역할이 금융기관에 필요할 수 있었지만 조직내에서의 역할은 한계가 있었습니다.그러나 90년대 이후 금융업종의 세분화와 직종의 전문화가 이뤄지면서 큰 조직속에 묻혀 있던 여성 개개인의 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위원은 차분하고 침착하며 꼼꼼한 여성의 특성이 고객대상 영업은 물론 리스크관리,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 등에까지 다양한 전문직종의 필요한 소양으로 기여했기 때문에 여성의 역할이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만의 특성을 발휘하는데 적합한 전문직종이 많은 금융업종에 여성 우수인력이 대거 진출할 수 있었고 요소요소에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문위원의 지론이다.

리젠트자산운용에서 애널리스트 업무를 보고 있는 박서영씨(28)는 “조사분석 업무 자체가 섬세하고 끈기를 필요로 하는 직종이다”며 “여성적인 업무 성격 탓도 있지만 적지 않은 책임이 따른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성격의 여성들에게 권할만한 직업이다”고 말했다.

박씨는 개인의 적성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와 전문화된 인력을 요구하는 노동시장의 요구가 여성들의 역할을 한껏 키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금융업종의 속성이나 전문직종의 성격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맞는 것 같아요”

정소영(26) 현대캐피털 홍보팀대리는 섬세하고 꼼꼼하며 끈기를 요하는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영업,리스크 관리 등 전문직은 여성들이 상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직종이라고 말한다.

지식이나 교육면에서 남성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여성이 남성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사회각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특히 개인적 성향이 강한 금융계 전문직종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더 확연하다는 주장이다.

실례로 은행업종에서 여성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특히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연공서열 파괴와 능력위주 인사정책 바람이 불면서 하나둘 발탁되기 시작한 여성 점포장 수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현재 조흥은행에서 13명이 활동하는 것을 비롯 각 은행별로 평균 10명 이상의 여성 지점장들이 특화된 능력을 발휘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외에도 투자상담,리스크 관리,자산운용 등 여성의 진입장벽이 높았던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능력을 발휘하고 또 인정받고 있다. 은행의 보수성향이 노도같은 우먼파워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지난해에는 은행경영을 책임지는 이사까지 등장했다.

투신,증권사 등의 여성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는 이젠 더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다.

‘여성 지위의 향상이야말로 지나간 천년의 가장 심오한 혁명’이라는 평가가 있을 만큼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 여성의 약진은 가히 혁명적이다.우리나라에서도 특히 금융업종에서의 우먼파워 바람은 전문화,세분화돼 가는 시대상의 변화 물결과 함께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 csky@fnnews.com 차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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