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밀레니엄 파워그룹-정치계] 이제 청와대 입성만 남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7 04:42

수정 2014.11.07 14:11


정치분야에서도 여성파워가 커지고 있다.그동안에는 여성정치인들이 대부분 직능대표로 구성되는 전국구의원의 여성계 몫을 받는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여성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그만큼 여성유권자들의 보팅 파워가 커진 데다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아 생활 및 감성정치를 표방하는 여성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직접 피부로 다가설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제 여성은 더 이상 소수그룹과 동어반복이 아니다.지난 15대 때 전국구 9명에 단 3명의 지역구 의원에 그쳤던 여성의원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민주당 9명 한나라당 6명 민국당 1명등 총 16명으로 늘어났다.
비록 절대숫자에서는 남성의원들에 비해 아직 부족하지만 국회의원 의석수가 15대 299석에서 16대 273석으로 26석이나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여성의원의 비중이 50%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들 여성의원들은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 △여성취업과 창업 등 고용평등권 △모자지원확대 △자녀양육 △여성인권과 성폭력 △남녀 교육평등문제 등 여성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현안들에 대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민주당의 경우 기업가 출신인 장영신 의원(서울 구로을)을 비롯해 추미애(서울 광진을) 김희선(서울 동대문갑) 김경천(광주 동구) 의원 등이 지역구를 맡고 있다.

가장 어렵다는 재선을 무난히 넘긴 추미애 의원은 장영신 김희선 의원과 더불어 서울지역 여성 트로이카를 형성,우먼파워를 대변한다.지난 15대 때 언론사와 시민단체 등이 실시하는 우수 의정활동 의원으로 뽑힐 정도로 다방면에서 활약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TV토론프로나 청문회 등에서 튀지 않으면서도 자기주장을 펴는 데서 다른 패널들에게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 줬다.

대학동창이자 같은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는 남편 서성환 변호사보다 3년 먼저 사법시험에 합격,남편이 사법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기다린 뒤 결혼한 이력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남성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애경그룹 회장으로 여성 경제인을 대표하는 장의원은 남편의 뒤를 이어 대기업을 경영해온 여장부로 소문나 있다.뱃심 좋은 담력에다 일을 밀고 나가는 왕성한 추진력을 갖추고 있고 20여개에 달하는 각종 직함이 말해주듯 ‘재계의 마당발’이라는 평이다.

‘여성의 전화’를 개설하는 등 여성 및 시민운동에 투신해온 김희선 의원 역시 앞으로 여성문제 등에서 당당한 활약이 예상되는 기대주로 꼽힌다.김의원은 특히 전국구 제의를 거절하고 홀로 광야의 지역구에 나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경천 의원은 30여년 동안 활동했던 사회단체 활동을 토대로 남성과 여성 모두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하는 이른바 ‘양성평등운동’에 남다른 의욕을 갖고 있다.

민주당 전국구 여성 의원 중에서는 15대 여성특위소속으로 활동,직장내 성희롱 금지와 여성에 대한 간접차별 금지 등에 관한 조항을 반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이미경 의원도 눈에 띈다.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이의원은 유신시절 긴급조치 1호로 투옥되는 등 재야 여성 운동계를 이끌었던 장본인.이의원은 15대국회 마지막해인 99년 경실련이 선정한 ‘의정활동 1위’에 오르는 등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전국구 소속인 최영희 한명숙 허운나 김방림 의원 등도 각각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의정활동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 박근혜 의원(대구 달성),여성시민운동 1세대로 꼽히는 정무2장관 출신의 이연숙 의원(전국구)과 광명시장 출신의 전재희 의원(전국구)의 활약이 기대된다.

98년 대구 달성 보선에서 현풍 거물 엄삼탁 전 병무청장을 누르고 국회에 입성한 박의원은 강인한 정치적 소신을 지닌 내유외강형으로 분류된다.지난 5?31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통해 부총재로 선출된 박의원은 당내에서도 유일의 여성 지역구 출신으로 여타 중진급 의원들 못지않은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박의원은 “어버지 어깨 너머로 정치를 배워왔다.그러나 의원배지를 달려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자리를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나라를 위한 중책이 맡겨진다면 해낼 것”이라고 등원포부를 밝혔다.

각종 사회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제도권내 여성 시민운동가 출신 이연숙 의원은 어느 자리에서든 거침없는 달변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힘을 가지고 있다.이의원은 뛰어난 영어실력을 갖춘 여성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전국구 초선의원.영어교사를 그만두고 여성계에 투신,대한가족계획협회 이사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등 여성운동에 헌신하다가 지난 97년 정무2장관에 발탁되는 등 민?관에서 여성문제를 깊이 다뤄왔다.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 여성’ ‘최초의 여성 지방자치단체장’ ‘최초의 중앙부처 여성국장’ 등 각 분야에서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다닌 전재희 의원은 ‘억순이’란 닉네임으로도 유명하다.

한나라당 여성위원장이자 교육학박사 출신으로 전문성이 돋보이는 김정숙 의원(전국구),남성 못지않은 추진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임진출 의원(전국구) 등도 돋보이는 개성과 집념을 가진 여성정치인 반열에 올라있다.

임의원은 지난해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와 중국 산둥반도에서 서해를 열기구로 횡단하는 등 여자라고 못할 일이 뭐가 있느냐는 억척스러운 여성상을 보이기도 했다.

/ sm92@fnnews.com 조석장 서지훈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