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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왕회장 '몽헌 밀어주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7 04:42

수정 2014.11.07 14:11


현대그룹 ‘왕회장’의 속셈은 무엇일까.

정주영 현대 전명예회장은 26일 현대건설로부터 현대차 보유지분 2.8% 가운데 2.2%인 486만주를 장중에서 사들였다. 정 전명예회장은 현대차 지분을 6.9%에서 9.1%로 늘려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정 전명예회장은 현대차 보유지분을 3% 이하로 낮추지 않을 경우 ‘현대차 계열분리 승인 불가’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했다.

재계는 정 전명예회장이 평생 숙원사업을 하는 정몽헌 전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가 주도하고있는 대북사업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하고 있다.현대그룹의 남북경협 전담사인 현대아산은 몽헌 전 회장 계열의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이 최대주주로 각각 12.5%, 6.9%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몽헌 전회장의 회사.

그러나 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아직 손익분기점에 오르지 못하고 자본금만 축내는 상태.특히 기존 투자금액이 1억2000만달러에 이르고 오는 2004년까지 투자액수만도 3억6000만달러에 달한다.투자 회수기간도 상당히 길어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게다가 후원세력인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이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어 자금줄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현대건설은 실질적인 부도위기까지 이르렀고 현대상선 역시 긴급자금지원을 요청했다.따라서 정 전명예회장이 대북사업의 새로운 자금줄로 현재 현대그룹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와 정몽준 회장의 현대중공업을 지목했다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몽헌 전회장의 영향권으로 들어갔다.정 전명예회장은 지난달 3부자 동반 퇴진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자신이 현대중공업에 갖고 있던 지분 11.6%중 11.1%를 현대상선으로 넘겼다.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의 최대 지주가 됐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현대아산의 증자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에 7000억원이 넘는 지급보증을 해주었다.

이제 남은 작업은 현대차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이라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자동차 소그룹이 계열에서 분리된다면 자금 지원을 받을 방법이 없어지기 때문에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이다.현대자동차가 다임러와 제휴를 하고 계열분리를 재촉하는 것도 이같은 정 전명예 회장의 최근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김종수 js33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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