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 합병구도 또 바뀐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7 04:42

수정 2014.11.07 14:10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27일 하나-한미은행간 정보기술(IT) 분야 제휴가 합병을 위한 1단계 작업이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전산망 통합은 은행 합병의 최대 선결과제이기도 하다. 조흥-광주은행의 제휴 여부는 아직 양측에서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합병 가능성을 계속 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합병 시나리오도 큰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태. 지금까지 은행권 합병은 △금융지주회사를 이용한 한빛-조흥-외환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합병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각각 주축으로 한 우량은행간 합병 △신한은행처럼 독자생존 이후 합병상대 물색 등 크게 세가지 형태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주택과 국민은행의 유력한 합병 파트너로 점쳐지던 하나와 한미가 서로 손을 잡음에 따라 국민과 주택은 적당한 합병 상대를 잃게 됐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하나-한미의 제휴로 인해 합병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기존의 합병 시나리오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한미가 상호 합병을 통해 몸집과 경쟁력을 키운 다음 다시 주택,국민 등과 대등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지주회사로 묶이는 한빛-조흥은행 등과 맞먹는 자산규모 150조원 이상의 또 다른 초대형 우량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한미가 점진적인 합병을 꾀하고 있는 만큼 국민,주택 등과의 추가합병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시간도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흥-광주은행의 합병 여부도 중대한 변수다. 조흥은행이 광주은행을 합병하고 한빛-외환은행과 같은 지주회사 밑에서 뭉칠 경우 규모가 너무 커져 통합관리시스템의 가동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따라서 조흥-광주은행의 합병은 외환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서 빼고 대신 대한생명을 포함시키는 금융당국의 새로운 복안과 맞물려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 kyk@fnnews.com 김영권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