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사설]인간게놈 산업혁명에 대비하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7 04:42

수정 2014.11.07 14:10


인간 게놈지도 초안 발표는 인류가 ‘신이 인간을 창조한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에 들어서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인간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30억쌍의 염기서열 가운데 90%이상을 99.9%의 정확도로 밝혀낸 이번 게놈지도를 바탕으로 인류는 이제 모든 난치질병과 노화에서 벗어나게 되고 평균수명 역시 지금의 두배로 늘어나는 ‘무병장수’또는 ‘불노장생’시대를 맞는 거대한 승리를 손에 잡은 것이다.그러나 게놈지도 발표는 바이오 기술혁명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며 따라서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작게는 한 국가의 산업경쟁력,크게는 생명의 존엄성과 인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산업적 측면에서 지난 13년 동안 30억달러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의 자금을 댄 미국,영국,프랑스,일본,중국 등 5개국을 비롯하여 선진국은 이미 바이오 기술혁명 에서 한발 앞서 가고 있다는 점,다른 기술과 달리 바이오 기술 연관 산업의 경우 그 하나 하나에 ‘대처 기술’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산업을 지배할 두 기둥인 정보기술(IT)과 바이오 기술(BT) 시대에 낙오없이 동참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정부는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를 최대한 빨리 소화한다는 전략 아래 10년간 1740억을 투입할 계획으로 있으며 민간기업 역시 바이오 기술의 산업화를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더하여 모든 역량을 집결시킬 국가적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인간 생명과 인체 설계도에 바탕한 바이오 산업은 당연히 도덕과 윤리적인 측면의 고려가 따라야 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그것을 수용하는데는 당연히 갈등과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며 이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가 바로 그 새로운 기술의 성패와 이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체험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게놈지도 초안 발표로 가속이 붙게 된 바이오 기술은 인간을 병들지도 죽지도 않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며 더군다나 ‘원하는 아이를 주문 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 아래서 모든 대응책과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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