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사설] 현대와 다임러 제휴의 의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7 04:42

수정 2014.11.07 14:10


한국 제1의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 자동차와 세계 제3위의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는 시발과 새나라로부터 시작하여 반세기에 이르는 국내 자동차 조립 및 생산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자못 크다. 그 의미는 무엇보다도 선진기술 이전과 함께 새로운 경영기법의 도입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의 글로벌화를 이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생산의 메이저가 국내에 진출하는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경영권 다툼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현대 경영진으로서는 경영권 안정이라는 부수적인 과실을 얻게된 것도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살아 남기 위한 합종연횡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이번에 현대와 제휴한 다임러크라이슬러도 지난 98년5월 독일 최대의 자동차그룹인 다임러 벤츠와 미국3대 메이커인 크라이슬러가 합병,자동차부문 세계3위,전 업종을 통틀어서도 세계6위의 큰 회사로 부상하였다. 그 뒤 이 회사는 일본의 미쓰비시 주식을 인수,문자그대로 경영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밖에도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영국의 롤스로이스의 제휴협상을 비롯한 자동차 메이커의 세계제패를 노리는 전략은 가히 전방위적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의 이같은 지각변동은 공급과잉상태에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에서 비롯된다.경쟁력을 갖춘 메이커 5∼6개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도태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일반화한지는 이미 오래다. 적어도 연간 400만 대 이하의 생산규모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글로벌 과점체제론이 상식화되어 있는 것이다. 연간 288만대(기아차 포함)의 현대와 485만대의 다임러의 제휴는 따라서 현대로서는 세계과점체제아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셈이고 다임러로서는 대우 자동차의 향방에 따라 세계 제1의 메이커로 부상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외형상 글로벌체제를 갖춘 현대가 얼마만큼이나 최신기술을 이전받고 경영기법을 전수받아 생산성을 향상시키느냐하는 것이다.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메이커의 1인당 생산능력이 일본 도요타의 3분의 1밖에 안되는 현실은 생산성향상의 필요성을 웅변한다.
또한 양질의 부품을 값싸게 조달국내 관련산업발전에 기여하고 가격면에서도 우위를 점하느냐의 여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이야말로 전후방 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이 전무한 중국과 인도등 아시아개도국에 수출의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것도 현대의 몫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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