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피플 인 fn] 몰램장관 ˝방 빼˝영국왕실 ˝못 빼˝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8 04:42

수정 2014.11.07 14:10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신임을 받고 있는 몰램 내각장관(여)이 영국 왕실에 버킹엄궁을 비워달라고 요구하자 왕실측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내각장관은 27일 공개된 잡지 ‘사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왕실은 새로운 궁으로 거처를 옮기고 버킹엄궁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보우즈―라이언 모후(母后)의 100회 생일잔치를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서 왕실가족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몰램 장관은 문제의 인터뷰에서 “왕실이 문을 닫으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새로운 세기의 왕실을 원하면 그들(왕실사람들)은 런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들과 같은 새로운 세기의 궁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 군주제에 대한 헌법개정과 관련,“나는 찰스 왕세자와 앤공주를 좋아하고 여왕과의 교분은 매우 즐거운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군주제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다”라며 “나는 개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몰램은 또 국민들이 모두 같은 견해를 갖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 개헌이 되지 않고 있으나 점진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여왕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찰스왕세자가 아직도 국민들의 잠재적인 지도자로 남아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북아일랜드장관을 역임한 몰램은 과거 노동당이 집권하기 전에도 예비내각의 일원으로 버킹엄궁과 윈저성을 매각하고 왕실은 다른 궁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고 말해 왕실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몰램 장관은 파문이 일자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사견일뿐 정부의 입장은 아니다.
6년전에 이미 같은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한걸음 슬쩍 물러섰다.

/ rock@fnnews.com 최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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