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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게놈시대(상)] '게놈'잡을 사람이 없다…전문인력 기술양성 급선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8 04:42

수정 2014.11.07 14:09


인간 유전체 해독은 21세기 가장 위대한 기술적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생명의 신비를 찾는데 인간기술이 한발짝 다가갔음을 의미해주고 있다.그러나 공개된 염기서열에서 각각의 유전자 위치 및 구조를 밝혀내는 작업이 남아있음은 물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문제 또한 해결과제다.아울러 인간유전체 해독이 몰고올 갖가지 문제점을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미국 등 선진기술국가와의 경쟁에 맞서기 위해 국내에서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가.제2의 게놈시대를 맞아 그 대비책을 시리즈로 진단한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단백질 유전자를 이용해 저분자 유기 화합물을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그러나 국내 분자설계기술이 취약한 실정이며 분자설계기술 관련시설을 갖추고 실질적으로 신약개발에 활용 하고 있는 곳도 적다고 과학계는 지적한다.

한국화학연구소 화학물질연구부 유성은 박사는 “분자설계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은 물론 인력도 형편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국제경쟁력에서 뒤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선도물질(특정한 질병을 치유하는데 적합한 물질이나 약으로서의 기능은 떨어지는 물질, 즉 완성된 의약품 전단계의 물질)을 검색하는 단백질 정보가 필요하나 이를 미국 등 기술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화학연구소는 최근 이같은 국내외 여건 등을 고려, 신약생산을 촉진시키 위한 한국화합물은행을 설립했다.약효검색에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구조의 유기화합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다.현재는 각 연구소, 대학이 자체적으로 유기화합물을 소유하고있어 이를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특정 질병 특히 한국인에게 발병률이 높은 위암 간암 등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이때 필요한 학문 가운데 하나가 게놈정보학이다. 게놈정보학에 대한 연구 역시 매우 미진하다.

인간게놈 등 바이오 관련산업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는 것이 기술인력의 부족이다. (주)바이오니아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게놈 관련 중소벤처기업이다. 92년 창업 이후 생명공학 관련 시약을 비롯해 장비 등을 개발해오고 있다.

이곳 역시 게놈프로젝트 발표와 함께 유전자 기능연구 및 난치병치료를 위한 의약품 활용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보다 세분화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인력을 찾기가 만만치않다.

이 회사 박한오 대표는 “세분화된 분야에서 고급인력이 필요하나 외국에서 스카우트해야 하는 입장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고 있다.다른 바이오벤처들 역시 인력난은 마찬가지.

전문인력의 기술양성은 일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으나 미미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의 경우 자체적인 교육의 한계성 등을 감안, 미국 등에 2∼3차례씩 1개월 코스의 연수를 보내고 있으나 인원이 고작 1∼2명에 불과한 형편이다.

게다가 게놈프로젝트의 실무를 익히기 위해서는 생물학과 전산학 등 두가지 학문에 어느 정도 능통한 연구원을 찾아야하나 이것 역시 현실 적으로 어렵다.

인간유전체연구사업단장 유향숙 박사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의 원인 규명 등 게놈관련 사업을 추진키 위해서는 고급 인력이 많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인력양성이나 기술개발 등의 총체적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 sung@fnnews.com 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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