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권노갑-한화갑 진영 전당대회 앞두고 '신경전'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8 04:42

수정 2014.11.07 14:09


오는 8월말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리틀 DJ’ 한화갑 지도위원 진영 사이에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최근 들어선 두사람의 최고위원 출마의사 표명을 계기로 동교동계의 중심에 서있는 두 사람 진영이 단순한 신경전을 넘어서고 있는 분위기여서 향후 당내 역학구도와 관련해 주목된다.

두사람간의 신경전은 한위원의 ‘마이웨이’에 대해 권고문 진영이 제동을 건 데서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론이다.

이를 두고 YS시절에도 정권의 핵심이었던 상도동계가 그랬듯이 정권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핵심세력간의 분화가 나타나는게 아니냐고 점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같은 신경전은 지난 4·13 총선을 전후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감지된다.
특히 정권출범 이래 원내총무와 사무총장을 지낸 한화갑위원이 영향력을 점차 키워 나가자 잠행을 계속하던 권고문쪽이 총선이후 당내 세력균형을 의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두진영 모두 불화설에 대해서는 “있지도 않은 일” 이라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한위원은 아직도 권고문을 깍듯이 모시고 있다.한위원은 권고문에 대해 “당연히 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권부의 중심역할을 강조하고 있다.이에대해 권고문측도 “한위원은 우리사람”이라며 갈등설을 일축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권고문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의사를 밝히면서 당내에서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권고문의 출마도 사실상 동교동 내부의 힘의 역학관계를 의식한 측근들의 강력한 천거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래도 가만 있으면 한위원 쪽으로 세가 쏠릴 것 같다”는 측근들의 진언이 직접적인 단초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위원은 지난 7일 자신에게 우호적인 현역 50여명이 참여한 국회연구모임 ‘아시아태평양 정책연구회(회장?^문희상)를 발족시켰고 최근 원외세력 껴안기에 힘쓰는등 ‘홀로서기’를 모색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권고문과 한위원의 이같은 분화 조짐에 대해 “동교동계라는 정치적 운명공동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가장 강력한 ‘킹메이커’ 일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제로섬’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게 현실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 두사람은 이처럼 불화설이 급속히 퍼지자 28일 김옥두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긴급 오찬회동을 갖고 단합을 과시하는등 진화에 나섰다.이들은 이날 “권고문을 중심으로 동교동계가 김대통령 임기이후까지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8월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두사람이 같이 출마해 적극 협력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한위원은 이날 오찬회동후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도 최근 불화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며 “더이상 과거와 같은 시각으로 진의를 곡해하지 말라”고 언론에 주문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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