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19홀] 노터치 플레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9 04:43

수정 2014.11.07 14:09


이제 골프를 막 시작한 초보 마누라와 함께 하는 라운드는 말타툼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머리를 얹은지 얼마 되지 않는 마누라가 골프를 하면 얼마나 하겠는가.남편은 처음엔 자상하게 필드레슨을 해주다 나중엔 구박으로 일관하게 된다.남들이 보는 앞에서 못한다고 구박받은 초보 마누라도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결국 아무리 금실이 좋은 부부도 초보시절 함께 라운드를 하고 나선 후 꼭 부부싸움을 한바탕 벌이기 마련이다.

골프장에선 골프 잘하는 남편이 최고였는지 모르지만 집에서 감히 누가 마누라의 기세를 꺾을 수 있겠나.그래서 집에 돌아가선 상황이 반전되기 일쑤다.초보 마누라가 골프장에서 당했던 화풀이를 한꺼번에 쏟아 붓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골프에 있어선 마누라보다 한 수 위인 남편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에 마누라는 그동안 배운 골프규칙을 총 동원, 묘수를 하나 생각해 낸다.

골프규칙의 기본은 플레이 된 볼은 홀아웃할 때까지 ‘노터치’로 플레이 하는 것.이는 바로 낮에 남편이 골프장에서 목이 아프도록 설명한 것이다.

이에 마누라는 남편에게 슬쩍 ‘내기’를 제안한다.‘내기’는 간단했다.다름아닌 철부지 시절, 남자들이 장난삼아 종종했던 누가 오줌을 멀리 보내느냐는 것.이 말을 듣고 남편은 기도 차지 않았다.아무렴 남자가 여자보다 멀리 보내지 못할까 해서다.남편은 이미 승부는 결정됐다고 생각했다.

먼저 마누라가 시도한 뒤 떨어진 위치를 확인했다.다음은 남편 차례.남편은 선 채로 여유만만하게 실례를 했다.

그러나 바로 이때 마누라가 ‘노터치 플레이’를 외쳤다.결국 남편은 발등만 적시고 게임에서 지고 말았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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