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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박군배] 골프문화를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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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를 기웃거리는 주식 투자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얼마전에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이 짐짓 놀라워 했다.

특정분야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현상은 증권뿐만 아니다.골프인구 역시 그러하다는 것이 확실한 느낌이다.

주말 평일 가릴 것 없이 전국의 골프클럽은 온종일 플레이어들로 가득차고 대소 실내외 골프연습장들은 어딜 가봐도 활기에 넘친다.

‘돈을 벌려는’ 주식투자와 ‘돈을 쓰는’ 골프동호인이 이와 같이 나란히 폭증하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에 대해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당연히 다를 것이다.

다만,풍요와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삶의 의욕에 따른 오늘날 한국민의 왕성한 생활 모습중 하나라고 여기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같다.

문제는 규모의 급팽창속에 불법거래,비열한 작전,무분별한 투기가 증시를 파행으로 이끌 수 있듯이 일정한 궤도를 벗어난 비뚤어진 풍토와 습속이 깊이깊이 뿌리를 내리면 한국의 골프는 각종 퇴폐 문화와 다름없이 백안시되고 배척받게 돤다는 점이다.

양적인 성장은 필연적으로 질적 퇴행을 빚는다.요즘 필드에 나가면,거기가 이른바 명문클럽이든 삼류이든 관계없이 한 두가지 마음을 어둡게 하는 체험을 꼭 겪기 마련이다.우리 골프계의 반문화적 요소들이 곳곳에서 활개치기 때문이다.

환경파괴나 사치,과소비 풍조를 들먹일 때면 골프가 맨 먼저 등떼밀려 나오기 일쑤이고 공무원의 근무기강 확립이 강조되면 기원이나 사우나 휴게실,안마시술소,술집보다 골프장이 먼저 족쇄를 차는 까닭이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것이 우리의 오래된 풍속도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골프계의 외적인 성장은 무럭무럭 커지는 반면 내실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골프는 사실 대중스포츠로서 가장 이상적이다.남자건 여자건 걸을 수만 있다면 가능한 운동이다.3 세에 시작해 90세까지 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스포츠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마치 특수층의 전유물인듯 비뚤어진 이미지를 씻지 못하는 한국골프가 참으로 안타깝다.무엇보다 골프인(골프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먼저 골프라는 스포츠의 특성과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체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프로리그를 중심으로 사회적 순기능이 날로 커지는 야구,축구와 같이 골프도 널리 사랑받는 건전 스포츠로 자리잡아 선진화된 문화사회를 정착시키는데 하루빨리 한 몫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론인

▲ 알림

스포츠 평론가로 활동중인 필자는 중앙일보 체육부장과 전국부장을 거쳐 뉴욕지사장을 역임했다.기자생활을 하며 익힌 골프가 아직도 70타대를 유지하는 ‘싱글골퍼’다.현역시절 한 때 골프기자도 했던 필자는 골프에 관해 남다른 관심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