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의원 보좌관도 '벤처行 바람'


국회에도 벤처바람이 불고 있다.

16대 총선을 전후로 상당수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를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는가하면 전문 벤처업계에 스카웃돼 국회를 떠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보좌진들의 잇단 벤처행은 비생산적인 정치판에 대한 식상함에다 전문 사업가로의 변신을 통한 자기개발 성격이 짙다.특히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코스닥 열풍에 편승,고수익 창출이란 기대감도 이들의 벤처행을 부추기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벤처 창업에 나선 보좌진은 대략 20여명.이중 10여명 정도가 이미 사업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변호사,회계사등 45명의 전문직 출신들과 공동 출자,강남역 주변 지역인 테헤란밸리에 ‘벤처 인큐베이트’ 사를 설립한 이상준 대표는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해도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던 인물.

자본금 50억원으로 출범한 ‘벤처 인큐베이트’는 현재 국내에서 몇 안되는 벤처전문 컨설팅업체다.유망 벤처 발굴에서부터 투자자들의 투자관리까지 일종의 벤처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액투자자들이 유망 벤처에 투자하고 싶어도 벤처업계에 대한 전문정보가 부족,효율적인 투자 및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새로운 개념의 벤처 인큐베이팅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언 전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재천씨도 최근 기업 컨설팅 회사를 설립,벤처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가칭 ‘도형 컨설팅’이란 상호로 하반기 벤처등록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현재 정지작업이 한창이다.

김대표는 “정치권에서 쌓은 폭넓은 인맥을 활용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의원의 상임위 활동을 보좌하면서 축적한 이 분야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여년간의 전문 보좌관 생활을 마감하고 16대 개원과 더불어 창업전선으로 뛰어든 이수원씨도 ‘핌스택’이란 솔루션 개발 업체를 만들어 IT사업가로 변신을 시도중이다.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개인정보 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선 이씨는 국내에서도 몇 안되는 IC카드를 이용한 솔루션 서비스에 사업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대표는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본다는 의미가 있다”며 “젊은 도전자의 정신으로 이 분야의 작은 정치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 벤처업계에 스카웃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박구일의원 비서관 출신으로 국회내에서도 게임 마니아로 유명했던 오진석씨와 김무성 의원 비서관을 지낸 장희재씨가 그 대표적 인물이다.이들은 각각 온라인 게임 공급 전문 업체인 ‘G&B’와 국내에서 몇 안되는 남미 전문 중소기업 수출 자문회사에 임원으로 발탁,경영인으로서의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모델.

한나라당 사무처 출신인 변영복씨는 16대 총선 직후 기업의 인트라넷 구축과 솔루션 개발업체인 ‘장미디어’ 간부급으로 특채됐다.

변씨는 “21세기 정보혁명의 시대를 맞아 첨단 정보 기술을 통하여 산업과 국가의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인트라넷 시스템의 개발 및 정보검색,암호화사업,인터넷 솔루션의 제공에 이르기까지 정보화에 관한 최적의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대부분의 동료 보좌진들은 이들의 ‘과감한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회의원실에 근무하는 김모 보좌관은 “벤처업계로 투신하는 이들의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그는 “국회의원 당락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보좌진의 경우 한시적인 직장이라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자기 사업을 찾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만큼 보좌진의 국회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sm92@fnnews.com 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