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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한국 기업 신용경색 직면˝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9 04:43

수정 2014.11.07 14:09


한국기업이 신용경색(크레딧 크런치)에 직면해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국 기업이 연말까지 약 280억달러(약 31조3600억원)의 빚을 갚아야 하지만 이들이 이 돈을 어디서 구할 것인지 명확치 않다고 전했다.

방송은 많은 투자자가 97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 제공을 꺼리거나 제공할 능력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국내 금융기관들에 기업대출 펀드를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 등 90년대 채무가 급증한 일부 재벌들의 파산으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몇몇 우량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 또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 데이비드 김 크레디리요네증권 조사팀장은 “문제의 핵심은 일반의 신뢰다.


정부는 신뢰회복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정부가 짧은 시일 안에 회사채 상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나중에 구조조정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일부 조처를 취해 국내 금융기관이 9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펀드를 만들었으며 다음주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것으로도 부족할 경우 우체국 저축상품으로 조성된 자금과 연기금으로 제2의 펀드를 만들어 대처할 계획이다.

BBC는 97년 한국이 ‘4마리의 호랑이’ 가운데 가장 먼저 무너졌으나 가장 빨리 회복한 나라라고 지적하면서 금융위기를 촉발한 한국의 단기외채는 96년말 960억달러에서 지난해말 510억달러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수출증가로 5월 15억4000만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의 기초여건이 강해졌기 때문에 한국 경제가 97년과 같은 위기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없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준일 박사는“제2의 위기가 올 것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금융시장에 심각한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 paulk@fnnews.com 곽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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