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자동차 창사이래 최대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9 04:43

수정 2014.11.07 14:08


현대자동차가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일부에서는 1967년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경쟁의 장으로 바뀌면서 국내자동차시장의 기존구도가 완전히 깨질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차는 르노에 인수됐다. 내년부터 일본차까지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직판체제에 돌입한다. 현대로선 ‘최악의 구도’인 4파전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협상과정에서 포드가 대우차를 포기,예비후보인 현대차가 나설 수 있는 가능성마저 거의 제로다.
게다가 계열분리 문제로 촉발된 몽헌 회장과의 재산 분쟁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로서는 설상가상의 형국이다.

◇고립무원의 현대차=지금 현대의 가장 큰 고민은 중대형 승용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포드가 대우차를 인수하게 된 점이다. 현재 국내 중대형 승용차 시장을 독식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포드와 시장을 나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레저용인 RV차 시장에서 르노 삼성, 닛산도 강력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현대는 2∼3년 뒤에는 마찬가지로 시장을 크게 잠식당 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산업연구원의 자본재산업 실장은 “포드와 르노의 진출로 2003년쯤 국내시장의 절반 이상을 내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게다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공동 개발하는 월드카를 통해 앞선 기술을 소화해내야 하겠지만 현대차 지분 인수에 그친 다임러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임러는 대우차보다는 현대차 자체에 관심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부극복과제=현대차 소그룹 분리 문제가 표류하고 있는 것도 현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다.
자칫하면 지분대결이라는 최악의 경영권 싸움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판국이다.

현재 정몽구 회장은 정부가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현대차지분을 3%로 낮추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어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정 전명예회장과 정몽헌 전회장의 반격이 언제 재연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현대는 활짝 열린 ‘안방’에서 효과적으로 경쟁에 나서기 위해 경영권 분규의 불씨부터 꺼야 하는 어려운 과제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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