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방카슈랑스 열풍 '외화내빈'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6.29 04:43

수정 2014.11.07 14:08


2000년 벽두를 뜨겁게 달구었던 ‘방카슈랑스’ 열풍이 외화내빈에 그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기관간 업무장벽을 완화한 것을 계기로 올 상반기 내내 각 은행과 보험사의 짝짓기가 계속됐지만 영업실적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올들어 11개 은행과 4개 증권사,삼성생명은 13개 은행과 각각 제휴하는 등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여러 은행·증권사와 중복 제휴를 맺고 있다. 그러나 방카슈랑스를 통한 계약은 각사별로 하루 평균 1∼2건에 불과해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상태.

우리나라 방카슈랑스의 현주소는 은행에 보험사 직원이 나가 부스를 설치하고 고객을 기다리는 식의 완전 초보 수준이다. 또한 이마저도 교보생명 같은 대형 보험사가 시중은행 지점중 단 3곳에 부스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형식적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남들 다하니까 너나없이 구색 맞추기식으로 시작한 것이 방카슈랑스 바람이었다”며 “진정한 선진국형 방카슈랑스가 되려면 은행과 보험사가 예금인출이나 보험료 대납 등 보다 본질적인 분야에서 업무제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방카슈랑스가 조금씩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사업 규제완화 방안에는 은행,증권,종금사에게도 단계적으로 보험대리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은행 직원들이 창구에서 직접 보험가입을 받고 예금인출, 증권계좌설정 등 은행,증권사 영업분야의 일부를 보험사가 영위할 수 있게 된다면 방카슈랑스 본래의 의미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품개발은 보험사가 맡되 은행이 직접 판매에 나서 수익을 챙기고 보험사에는 수수료를 주는 방식으로부터 방카슈랑스를 한단계 더 진전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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