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그늘집] 골프장 사장은 항상 통화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02 04:44

수정 2014.11.07 14:06


요즘 골프장 사장들이 골프장 밖에서 겉돌고 있다.

매일 출근을 하긴 하지만 바로 외부로 잠행해 버린다.부킹 청탁을 견딜 수 없어서다.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걸려오는 전화와 찾아오는 손님으로 골프장에 있어 봤자 일을 할 수 없다.오히려 밖에서 전화로 업무를 보는 게 휠씬 낫다.

골프장 사장의 전화는 항상 통화중이다.아예 수화기를 내려 놓고 있기 때문. 사장 조차 전화와 방문객을 피해 외부로 츨타하는데 밑에 직원이 받아봐야 뻔하다.감당할 수 없는 부탁이나 메모를 남겨놔야 하기 때문에 누구도 전화 받기를 꺼린다. 사장도 해결하기 힘든 청탁을 받아 놨다간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평일은 부킹 청탁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지내지만 주말은 골프장을 지켜야 한다.상전인 회원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잠시 자리를 비우면 꼭 일이 나고 만다.별의 별 시람들이 다 모인 곳이 골프장이다 보니 회원들에게 밉보이면 사장으로 장수하는데 지장이 있다.골프장 사장은 월급쟁이가 대부분이다.회원들에게 잘못 보이면 바로 오너 회장에게 나쁜 얘기가 들어간다.까다로운 회원일수록 남보다 좀 다른 서비스를 기대한다.골프장 사장 입장에선 회원은 누구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데 말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게 소위 힘이 있다는 골프장 회원들이다.

따라서 골프장 사장들은 수시로 멱살잡이를 당한다.골프장 사장도 인격이 있다고 외치고 싶으나 처자식 때문에 꿀꺽 참고 만다.


겉으로 보기엔 한번 해보고 싶은 자리가 골프장 사장 같지만 이렇게 말못할 고민이 있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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